호기산화질소 검사 결과 환자 44.7% 기관지 염증 정상보다 높아
기존 만성기침 치료지침 적용 결과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83% 한 달 뒤 유의미 개선
서울아산병원 송우정 교수팀 “그동안 없었던 코로나19 후유증 기침 치료 지침 근거 마련 시작”
코로나19가 현재 엔데믹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으로 기침 증상을 호소하는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침은 대부분 빠르게 호전되지만, 약 5명 중 1명은 2개월 이상 지속될 정도로 코로나19의 후유증으로서 만성기침 즉 롱코비드 만성기침은 흔한 문제다.
지금까지 롱코비드 만성기침의 특징과 치료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없었는데,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이 천식성 기침 환자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 ·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소영 교수팀이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121명과 일반 만성기침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기관지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호기산화질소(FeNO) 검사를 시행한 결과,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약 44.7%가 천식성 기침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만성기침 환자들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였다.
천식성 기침은 만성기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말 그대로 천식으로 인한 기침이다.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림보다는 기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단순 폐기능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나아가 연구팀이 천식성 기침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 기반 천식 치료를 시행하는 등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를 치료한 결과, 약 83%의 환자들에게서 한 달 뒤 유의미하게 기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후유증으로서 만성기침의 특성, 진료 지침 등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일반 감기약이나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 기침 클리닉이 있는 병원에서는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없었다.
송우정 · 박소영 교수팀은 2022년 3월부터 11월까지 롱코비드 만성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 121명과 일반 만성기침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롱코비드 만성기침의 임상적 특성과 초기 치료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55명은 전향적으로, 66명은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먼저 만성기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기관지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호기산화질소검사(FeNO)를 시행한 결과,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들의 약 44.7%와 일반 만성기침 환자들의 약 22.7%가 천식성 기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환자들을 치료한 결과 전향적으로 분석한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 중 42명이 평균 35일 뒤 자가 기침 상태 측정법인 레스터 기침 설문(LCQ)에 응답했는데, 그 중 83%의 환자에서 유의미하게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들은 치료 후 만성피로, 수면장애, 두통과 같은 동반 증상이 줄어들며 삶의 질 점수(EQ-VAS)가 평균 63점에서 74점으로 크게 개선됐다.
롱코비드 만성기침 환자들과 일반 만성기침 환자들의 흉부 엑스레이(X-ray),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 영상의학적 검사 결과에서는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은 감기 바이러스 감염 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잠재돼 있던 천식이 더 쉽게 발현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기존 만성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다만 기존 만성기침 치료 방법에 잘 반응하지 않는 20% 정도의 환자가 아직 남아 있고, 양호한 초기 치료 반응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지 아직 알 수 없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발간하는 영문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면역연구(Allergy Asthma Immunology Research, IF=5,096)’에 최근 게재됐다.
<장익경 기자 / 시카고 한국일보 한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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