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차량절도범에 총 쏜 시카고 경찰…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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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경찰이 13세 차량절도범을 도보 추격하다 발포한 사건 현장<연합>

시카고 경찰이 13살짜리 차량절도 용의자에게 총을 쏜 혐의로 피소됐다.
26일 시카고 ABC 뉴스에 따르면 용의자의 어머니인 시에라 코비트는 이날 연방법원에 시카고 시와 총격 경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지난 18일 시카고 남부의 우범지구 오스틴에서 훔친 차를 타고 가다 경찰 검문에 걸리자 차에서 내려 뛰어 달아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코비트는 “피격 당시 아들은 비무장 상태였고 경찰 명령에 따라 두 손을 들고 있었다”며 “그냥 가서 붙잡으면 됐을텐데 왜 총을 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은 용의자가 미성년인 점을 들어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AG’라는 약칭으로 지칭하면서 7학년생(중학교 1학년) 흑인이라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시카고 경찰이 오랫동안 지적받아 온 인종차별·무력남용의 또다른 사례”라면서 “변화를 약속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나 위험도 높은 도보 추격을 해서는 안됐다”고 지적했다.

시카고 경찰은 작년 5월 불심검문을 피해 뛰어서 달아나는 또다른 13세 소년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을 계기로 A급 경범죄 이상일 경우에만 도보 추격을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지침을 내린 바 있다.
가족들은 AG가 총격에 의한 척수손상, 늑골 골절상 등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의자 측 변호인은 “AG는 ‘멈춰 서서 두 손을 들라’는 경찰 명령에 응한 후에 등에 총을 맞았다”며 “총격이 정당화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목격자는 용의자가 두 손을 든 채로 계속 뛰어가다가 총에 맞았다고 증언했다.
가족은 현장 동영상을 일반에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카고 경찰의 위법행위를 조사하는 독립수사기관 ‘COPA’는 다음주 중으로 현장 동영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카고 경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카고 일원에 차량절도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AG는 최근 발생한 2건의 차량절도 사건의 용의자”라고 밝혔다.
아울러 AG에게 총을 쏜 경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무직으로 옮겨 근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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