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사망·수십명 부상
8일과 9일 이틀동안 한인들도 자주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기 관광명소가 잿더미로 변했다. 산불이 급작스레 도심을 덮치면서 주택과 상가들이 불타고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마우이에는 상당수 한인 후손들과 미국 이민이 본격화된 1980년대 이후 정착한 1,000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는 곳이어서 한인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 실제로 한인 운영 대형 마켓 건물도 불길에 휩싸이면서 전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산불은 마우이섬 유명 관광지인 라하이나 일부를 비롯해 주거단지가 밀집한 쿨라와 키헤이 등지를 덮쳤다. 현지 기상 당국은 하와이 인근에 자리한 허리케인 ‘도라’ 영향으로 강풍을 타고 불길이 삽시간에 섬 곳곳으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라하이나 타운의 시장인 리처드 비센 주니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한밤중 갑작스러운 ‘화마의 공격’에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하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마우이 주민은 강한 화염을 피하고자 바다에 뛰어드는 등 긴박한 상황도 있었다. 카운티 당국은 해안경비대가 바다에 뛰어든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한인 실비아 루크 하와이 부지사는 현재 여행 중인 조시 그린 주지사를 대신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하와이 주방위군을 동원해 피해 지역 지원에 나섰다.
마우이 온누리교회의 김성윤 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마우이 서남부 지역은 다행히 한인들이 모여 사는 카훌루이와 와일루크와는 떨어져 있지만 시속 50마일의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확산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 목사는 또 “산불로 초토화된 라하이나에서 우리 교회 교인 김모씨 부부가 운영하는 대형 마켓이 전소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마우이 고교를 비롯한 대피소 5곳에는 주민 2,100명 이상이 대피해 있으며, 한인교회인 마우이 순복음교회(390 Kanaloa Ave, Kahului)도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다. 카훌루이 공항에서는 한인들을 포함한 여행객 2,000명을 보호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마우이 지역의 약 1만2,600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마우이 한인회장을 지냈던 최은진씨는 “피해 지역으로 가는 도로가 봉쇄돼 라하이나 지역 호텔과 관광 업소에서 일하는 많은 한인들의 발이 묶여 있다”며 “워낙 대형 산불이어서 복구 전까지 상당 기간 일할 수 없는 한인들의 생계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호놀룰루 총영사관은 마우이에서 도움이 필요하거나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24시간 운영되는 긴급전화(808-265-9349)로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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