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남성 경찰 대치…한인들 ‘공포의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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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밤 버몬트 한인 업소들 밀집 상가

▶ 식당 고객들 피신…스왓팀 출동 체포

LA 한인타운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12일 밤 한인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LA 한인타운 한 샤핑몰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남성이 경찰과 대치극을 벌여 식사 중이던 한인들이 이튿날 새벽까지 공포에 떨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12일 오후 9시 20분께 켄모어 애비뉴와 윌셔 블러버드에 소총을 든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은 소총으로 무장한 30대 남성을 발견하고 무기를 버릴 것을 권유했다. 이 남성은 경찰의 시도에 응하지 않고 실랑이를 벌이다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발포로 남성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고, 총을 맞은 남성은 7가와 버몬트 애비뉴에 있는 한 샤핑몰로 숨어들었다. 이 남성은 총상을 입은 채 외부 계단 뒤쪽에 몸을 숨기고 경찰과 5시간 이상 대치했다.

LAPD는 출동한 SWAT 팀이 ‘로보틱 도그’라고 알려진 원격조정 차량으로 남성에게 접근해 무기를 회수하고 용의자를 체포한 뒤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이 남성은 이튿날 새벽 3시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시간에 한인들을 포함한 다수의 주민들이 샤핑몰 내 식당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G식당은 무기를 든 남성이 식당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경찰과 대치하는 바람에 안전을 위해 식당 문을 걸어 잠그고 대치가 종료될 때까지 뒷편 주방으로 손님들을 대피시켰다.

식당 안에서 숨어 있던 한 한인은 미주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 한인은 오후 11시께 “현재 1시간 30분 이상 식당에 갇혀 있다”고 상황을 알렸다. 그는 “총소리가 4~5번 정도 났으며 무장한 남성이 가게 앞에서 피를 흘리며 앉아있고 경찰은 반복적으로 투항하라 외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실시간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특히 식당 안에 갇혀 있는 손님들 중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 식사하러 온 가족들도 있었다고 이 한인은 전했다.

사건 다음날인 13일 해당 식당은 문을 열지 않고 임시 휴업 사인을 내걸었다. 같은 건물에서 요식업을 하는 A씨는 “우리 식당은 건물 끝쪽에 있어 건물 안에 갇히지는 않았고, 그 대신 식당 밖으로 대피해야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어젯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한인타운 치안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만약 소총을 든 범인이 식당 안으로 밀고 들어왔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며 “인명피해가 나지 않아 정말 다행이지만 요즘은 한인타운 어디를 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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