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연금 고갈 앞당겨져…“시니어들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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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년에서 2032년으로 기존안보다 2년 당겨져…퇴직자 증가·인플레 탓

소셜 연금(Social Security) 기금 고갈 시점이 2032년으로 당겨지면서 한인 시니어들의 노후 재정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퇴직자 증가와 인구 고령화, 인플레이션이 연금 고갈을 심화시키는 상황이다. 이미 소셜 연금을 받고 있는 시니어들은 물론 현재 일하고 있는 40~60대 근로자들도 소셜 연금에만 의존하면 노후 재정적 상태가 힘들 수 있다는 경고다.

연방의회 전문 매체 ‘더 힐’에 따르면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재정 추계를 통해 소셜 연금의 고갈 시점이 기존 2034년에서 2032년으로 2년 앞당겨졌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현 소셜 연금의 운영 방식이 지속될 경우 수혜자들의 혜텍도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은퇴 후 시니어들이 노동을 하지 않고 소셜 연금에 의존해 사는 것을 고려하면 다수 시민들의 노후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퇴직자들의 급증이 소셜 연금 고갈을 앞당길 것으로 우려된다. CBO는 과거 2010년 5,300만명이었던 연금 수혜자가 2031년 7,700만명으로 45%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연금 보험료를 납입하는 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19% 증가하는 데 그쳐 수혜자 대비 근로자 비율이 현재 2.9명에서 2031년 2.4명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근로자 2.4명이 퇴직자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는 2033년부터는 연금 수혜자들이 받는 연금 액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초당파 기구인 연방예산위원회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악화하고 있는 소셜 연금 기금 고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은퇴한 맞벌이 부부의 매년 연금 수령액이 최대 1만7,400달러, 매월 최대 1,450달러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1명만 소득이 있던 부부는 연 1만3,100달러의 삭감이 예상되며 기금에 대한 지원이 없을 경우 연금액이 평균 23%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삭감은 사회보장 연금을 받는 5,000만명의 노인들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독신 은퇴자의 월 평균 소셜연금 수령액은 약 1,800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세금을 올리거나 정년을 늘리는 방법, 또는 이 둘을 결합해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현재 16만2,000달러 이상의 연 소득에 대해서는 소셜 시큐리티 세금을 걷지 않는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같은 잘못된 세제 때문에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셜 세금 부담률이 100만달러 이상 연소득을 올리는 초부유층보다 6배 이상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세금 인상에 반대하고 대신 정년 연장을 제안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기대수명 연장을 이유로 소셜 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정년을 현재 66~67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인구 고령화 문제도 소셜 연금에 문제를 초래했다. 미국에서 1946~1964년생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은퇴했거나 퇴직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신규 취업자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984년 기준 전체 노동 인구의 60%가 40세 이하였다면 현재 해당 비율은 45%로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된 인플레이션도 소셜 연금 고갈에 한 몫을 했다. 오른 물가를 반영해 소셜 시큐리티 생계비 조정치(COLA)가 8.7%로 책정돼 1981년 이후 최대폭으로 인상됐고 앞으로도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소설 연금의 고비용 구조를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는 정책이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정치인들이 손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재정문제를 연구하는 피터슨 재단은 “정치권이 연금과 관련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10년 이내에 모든 퇴직자의 연평균 연금이 6,000달러 가량 감소하고 감소액은 매년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