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로 방문해 노동자 지지 확보에 총력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의 경합주로 예상되는 미시간주에서 세몰이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지난 22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피켓라인에 동참하기 위해 미시간으로 가겠다”며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집회에서 연설하며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둘은 현재까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 내년 11월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CNN 방송은 25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루 차이를 두고 잇따라 미시간주를 방문하는 데 대해 “극우 성향의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정부를 폐쇄 위기로 몰아넣는 상황에서 둘이 가장 직접적인 대결을 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혼란을 재선 도전에 힘을 싣는 기회로 삼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능력에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는 미시간주는 미 대선에서 핵심 경합주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미시간주에서 백인 노동자 계층의 이해를 대변해주는 ‘전사’ 이미지를 내세워 이겼지만 4년 뒤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곳에서 웃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50.62%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7.84%)을 2.78% 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올해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은 박빙 양상이다.
여론조사 업체 EPIC-MRA가 지난 6월 미시간주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4%로 동률을 이뤘다.
양측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미시간주에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미시간주 방문에서 노동자들의 표심을 얻는데 총력을 쏟을 예정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라디오 광고에서 그가 항상 자동차 노동자들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NBC 방송 인터뷰에서 “전기차가 중국에서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노동자들은 어떤 일자리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대한 노조의 불만을 자극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자동차 노동자들을 향한 ‘구애’에 열을 올렸다.
그는 UAW의 파업 시작 직후인 지난 15일 긴급 연설을 통해 “집단 협상을 위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존중한다”며 자동차 제조사에 추가 양보를 촉구했다.
올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가 부각하고 연방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 등 혼란스러운 국면에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미국 의회는 2024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오는 10월 1일 0시(현지시간) 이전에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예산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연방정부 업무 일부가 중단될 수 있다.
하원의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대규모 예산 삭감을 요구하면서 예산안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셧다운이 발생하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