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조직적 소매범죄 증가”… 타겟 매장 9곳 폐쇄
“절도가 워낙 심해 이제는 아예 밖에 의자를 놓고 하루 종일 물건들을 지켜야 합니다. 이렇게 장사를 계속 해야 하는 건지“
다운타운 자바시장에서 의류와 잡화를 판매하는 한인 김모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바시장에서 절도나 약탈 행위가 특히 심각해졌다며 본인 뿐 아니라 지역상인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정모씨는 “이전에는 10대들의 단발성 절도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진입해 무차별 약탈을 해가는 양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소형 소매 업체부터 수퍼마켓, 타겟과 월마트 등 대형 소매업체까지 전국적으로 ‘절도와의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 절도 피해는 지난해 처음으로 무려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급기야 전국 대형 소매업체 타겟이 절도를 비롯한 범죄 증가를 이유로 미국 내 매장 9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27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타겟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3곳), 뉴욕시 흑인 거주지역인 이스트 할렘(1곳)을 비롯해 워싱턴주 시애틀(2곳), 오리건주 포틀랜드(3곳) 등 4개 지역 9개 매장 운영을 다음 달 21일 중단한다고 밝혔다.
타겟은 ”절도와 조직적 소매범죄로 직원과 고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지속적인 영업실적을 낼 수 없는 만큼 이들 매장을 계속 운영할 수 없다“면서 “보안요원 확충 등 절도 방지를 위해 투자했지만 근본적 어려움을 통제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타겟은 미 전역에 2,000개에 가까운 매장이 있고, 이번에 문을 닫은 4개 지역에도 여전히 150여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타깃은 개인 또는 조직적 소매범죄로 인해 절도·약탈·파손 등 재고 손실(슈링크)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올해 슈링크가 전년 대비 최소 5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미국소매협회(NRF)도 절도와 약탈로 인한 피해 규모가 지난해 1,121억달러로 집계돼 2021년의 939억달러에 비해 19.4%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NRS는 범죄 증가로 인해 소매업체들이 점포 문을 닫거나 영업시간을 줄이고 취급 제품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의약품이나 생필품 선반에는 유리문을 설치, 열쇠를 가진 직원을 통해서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세이프웨이 등 일부 수퍼마켓은 냉장·냉동 전시장에 체인을 두르고 현관에 철조망을 세우는 경우까지 등장하고 있다.
NRF에 따르면 슈링크에 따른 소매업체들의 손실 규모가 2021년 매출액의 1.4%에서 지난해 1.6%로 올라갔다.
타깃뿐만 아니라 노스트롬·월마트 등도 조직적 소매범죄에 따른 피해와 이윤 하락 등을 지적했다. 이들 조직적 소매 절도단은 훔친 물건들을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거나 저소득층 지역에서 버젓이 노점상을 차리고 판매하고 있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고객들의 수요가 높아 이들 불법 노점상들의 물건 회전율이 상당히 높다.
월마트는 지난해 절도 증가로 점포 영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포틀랜드 소재 점포들의 문을 실제로 닫았다. 또 시카고 소재 매장의 절반 가량도 폐쇄했다.
절도범들이 더 대담하고 위협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절도를 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타겟의 경우 전국 매장에서 지난 1~5월 동안 발생한 절도사건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0%나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을 폭행하는 경우도 크게 증가했다.
<로스앤젤레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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