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인데도 춥고 붓는 몸…냉방병 아닌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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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며 냉방병이라고 부르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더운 여름철에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이 지속될 경우 가벼운 감기, 몸살, 권태감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갑상선 질환도 갑자기 추위를 타고 피곤함과 무기력증이 심해지는 등 냉방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구분할 필요가 있다.

냉방병은 감기와 비슷한 증세가 많다. 두통과 콧물, 재채기를 주로 호소하는데 감기에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 몸이 나른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손발이 붓거나 심할 때는 허리나 무릎, 발목 관절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냉방병에 취약해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에어컨 때문에 발생한 냉방병인줄 알고 지내다 갑상선 질환이라는 진단을 뒤늦게 받기도 한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신체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든다.

갑상샘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의 양이 인체에 필요한 양보다 부족해 체내 에너지 대사가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있어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와,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만들도록 하는 신호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이에 따라 몸이 붓고 식사량이 많지 않은데도 체중이 증가하거나 추위를 타는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또 만성 피로와 무기력, 무관심 등 의욕을 상실하며 피부가 차고 거칠어진다.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의 변화가 생기며 월경 과다가 동반되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심하게 부족한 경우에는 혼수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대다수의 환자들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고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쉽게 피곤하거나 추위를 타는 등 막연한 증상 탓에 갑상선 질환이 있다고 자각하기 쉽지 않다. 또 여름에는 에어컨의 찬바람으로 냉방병이 생겨 추위를 타고, 손발이 붓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갑상샘 저하증인지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갑상샘 저하증은 채혈검사를 하면 갑상선 호르몬인 T4 또는 T3의 농도가 정상보다 낮게 측정된다. 갑상샘 저하증의 치료 방법은 모자라는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고, 투약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복용함으로써 갑상선 기능을 정상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스스로 약 복용을 중지하거나 지속하면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지 못해 증상과 관계없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세란병원 외과 정홍규 과장은 “과거에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갑상선 기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에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장시간 틀어놓은 경우가 많은데 사람에 따라 추위를 심하게 타는 경우가 있고, 얼굴과 손발이 붓는 현상도 때로 나타난다”며 “냉방병과 갑상샘 저하증의 증상이 일부 유사하지만 치료 방법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장익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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