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금융권, 경기 둔화 SBA 융자실적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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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Y 2023 7(a) 누적 대출

한인 은행들의 2022-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연방 중소기업청(SBA) 대출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했다. 고금리 상황에 더해 경기 둔화를 앞두고 스몰 비즈니스 금융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 누적 전국 SBA 7(a) 대출 통계에서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 은행들은 총 10억4,28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2억7,720만달러) 대비 18.4% 감소한 것이다. 대출 건수 역시 같은 기간 1,005건에서 905건으로 10.0% 줄었다.

한인 은행들의 SBA 대출 실적 감소는 거시 경제 상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부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서 변동 금리 상품을 중심으로 SBA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연말부터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이 무리한 투자를 꺼리면서 대출 자체를 받지 않았을 수 있다.

한인 은행들 역시 경기가 부진하면 대출을 받은 업체들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 심사를 깐깐하게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거시 경제 흐름의 변화는 SBA 대출 전체 통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에서 발생한 SBA 대출 건당 평균 금액은 47만9,68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회계연도의 평균 금액 53만8,903달러보다 11.0% 감소한 것이다. SBA 대출 건당 평균 금액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90만달러를 넘어 100만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반토막 났다.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이 사업상 어려움으로 SBA 대출을 받더라도 높은 금리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융자금을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한인 은행별로 살펴보면 한미은행이 총 1억7,903만달러의 SBA 대출 실적을 기록해 선두를 차지했다. 2위는 오픈뱅크로 1억6,257만달러의 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3위와 4위는 각각 뱅크오브호프와 US 메트로 은행으로 1억5,330만달러, 1억4,952만달러를 기록했다. SBA 대출에서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CBB 뱅크는 1억2,906만달러로 부진했다. 이외에 PCB 뱅크가 1억563만달러를 기록했다.

대출 실적이 아닌 건수로 살펴보면 뱅크오브호프가 203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미은행(190건), CBB(121건), 오픈뱅크(107건), PCB(93건) 순이었다. US 메트로 은행은 72건으로 가장 적었지만 한 건당 평균 금액이 커 비교적 준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추후에도 SBA 대출이 유의미하게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이 장기간 고금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 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상반기 선방한 미국 소비 지출도 하반기 꺾일 것으로 전망돼 스몰 비즈니스 오너 입장에서 무리해서 대출을 받을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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