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생산성 개선…경제 연착륙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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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부문 개선·인플레 억제, 성장·물가 토끼 모두 잡아…‘골디락스’ 상태 진입 가능

▶ 연준 내년부터 금리 무게감

미국 경제가 연착륙 희망을 갖게 된 이면에는 노동시장 참여자가 늘고 생산성이 향상된 데 따른 공급 측면의 증가가 톡톡히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강한 성장세가 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급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결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도 완화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계속 직원을 채용하고 있고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달 더 강력한 성장이 높은 물가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꼭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중요한 변화를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올여름만 해도 성장률이 연율 4.9%로 치솟으면 물가 압력을 가속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고금리 환경에도 미국이 높은 성장률을 구가한 데에는 공급상의 병목 현상이 완화하는 것과 함께 일하려는 사람들과 생산성이 늘면서 성장 잠재력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이번 분기에 둔화 가능성이 크지만 성장은 여전히 상당히 견고하며,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률은 계속 둔화하고 있다. 내년부터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연준을 포함한 전문가들이 흔히 쓰는 모델에 따르면 성장이 지속해서 장기 추세로 약 2%를 초과할 때 실업률은 감소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증가한다. 2% 미만이면 반대 현상이 발생한다.

파월 의장은 최근까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추세 이하의 성장”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속해서 말했다. 그런데 올해 성장률은 2%를 넘었다. 실업률은 상승했고, 기조 물가(underlying inflation)는 9월까지 지난 6개월 동안 연율 2.8%로 하락했는데, 그 이전 6개월은 4.5% 수준이었다. 파월 의장은 결국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이제 “잠재력 이하”(below potential)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수사를 고쳐 썼다.

그는 공급상의 병목 현상 완화와 함께 이민과 노동참여 비율의 증가로 인해 단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높였다는 의견도 곁들였다.

WSJ은 파월 의장이 경제의 장기 추세 성장과 단기 잠재 성장 사이에 미묘하지만 중요한 차이를 두고 있었다면서, 잠재 성장은 노동력 공급과 생산성에 따라 추세 성장보다 높을 수도, 또는 낮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최근 더 많은 사람이 노동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수요에 큰 조정 없이 임금 증가율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경제의 다른 부분이 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노동력 증가와 생산성 향상의 지속 여부를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에서는 기업 투자 증가와 뜨거운 노동시장으로 인해 공급상의 개선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하지만, 파월 의장을 포함한 다른 일부에서는 최근 잠재 성장률은 이미 이런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WSJ은 공급 측면의 기여가 없다면, 연준으로서는 인플레이션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성장 둔화가 필요하다는 기본 전제로 돌아가 금리 인하를 연기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