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CA 법적공방 장기화로
▶ 체류 신분 불안한 인재들 타국서 정착 미래 도모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을 떠나 타국에서 꿈을 펼치려는 드리머 인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최근 뉴욕 출신의 한인 홍은석씨 등 불안전한 미래 때문에 미국을 떠나는 DACA 수혜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주립대(SUNY) 빙햄튼을 졸업하고 뉴욕에서 금융분야 전문가로 일했던 DACA 수혜자 홍은석씨는 29세의 나이에 2020년 스페인의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2017년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DACA 폐지를 추진한 것이 홍씨가 스페인으로 떠난 이유였다.
뉴욕에서 DACA 옹호활동을 펼쳤던 홍씨는 “트럼프 전 행정부의 DACA 폐지 움직임을 보고 미래를 고민한 끝에 결국 스페인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합법 비자를 받고 마드리드에서 창업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인 타우히다 와하브자다는 텍사스대에서 글로벌 정책 석사학위를 취득한 인재였지만 DACA 수혜에 대한 불안한 미래 때문에 2020년 캐나다로 이주해 시민권을 받고 현재는 국제 비정부 기구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을 떠난 DACA 수혜자들로 구성된 커뮤니티 ‘온와드’(ONWARD)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요원해지면서 불안한 미래 때문에 타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이른바 ‘드리머’ 청년 인재들의 움직임이 늘고 있다. 홍씨와 와하브자다 등은 온와드의 공동 설립자다.
홍씨는 “이미 2,000명이 넘는 DACA 수혜자가 미국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1,000명 이상도 미래를 위해 미국에서 타국으로의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어하는 인재들을 잃고 있다. 열정적이고 능력있는 인재들이 불안한 미래 때문에 떠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DACA 수혜자는 올 3월 말 기준으로 57만8,68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9월 연방법원 텍사스 지법이 DACA 프로그램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항소 절차를 밟고 있지만 결국 DACA 제도의 운명은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