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MS의 오픈AI 투자’ 합병·반독점위반 조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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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CMA “예비 자료 수집 착수”…美 FTC “투자 성격 등 검토”

EU 경쟁총국 “이전부터 MS의 오픈AI 통제 상황 면밀히 주시”

전 세계 인공지능(AI)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미국과 유럽 당국의 조사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 달러(17조원)를 투자한 MS는 49%의 지분율을 보유하며 오픈AI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MS와 오픈AI의 실질적 관계가 합병은 아닌지, 반독점법 위반 소지는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MS와 오픈AI의 투자·협력 관계를 합병으로 볼 것인지를 조사하기 위한 예비 자료 수집에 착수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MS가 오픈AI에 수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양사의 공동 기술 개발, 오픈AI에 대한 MS 클라우드 서비스 독점 공급 등이 사실상 합병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CMA는 본격적인 조사를 개시하기 전 첫 단계 절차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해 정보를 수집하는 의견요청(ITC)을 개시했다.

CMA는 양사의 제휴로 한 쪽이 상대방에 대해 지배권을 획득하게 되거나 지배권의 성격을 변경하는 결과를 초래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CMA는 “최근 오픈AI 지배구조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중 상당수에 MS가 관련돼있다”고 설명했다.

MS는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투자자로 지난달 오픈AI 이사회에 의결권 없는 참관인(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CMA는 올해 초 MS의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건에도 제동을 걸어 거래구조 변경을 끌어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MS와 오픈AI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FTC가 MS의 오픈AI에 대한 투자 성격과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다만 “조사는 예비적인 것으로, 아직 공식적인 조사를 개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예비 조사 결과 법 위반 가능성이 포착되면 공식적인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MS는 오픈AI에 대한 투자가 미국법에 따라 회사를 지배하는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FTC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오픈AI는 비영리 단체로, 비영리 단체 인수는 보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FTC는 그러나 MS의 오픈AI에 대한 투자가 130억 달러에 이른다는 점에서 투자 상황과 성격 등을 분석하고 있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이 AI 기술 위험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해 왔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FTC는 이미 오픈AI에 대해서는 챗GPT가 이용자들의 정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비자 보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유럽연합(EU)도 MS와 오픈AI의 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EU 경쟁총국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오픈AI 경영진과 관련한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오픈AI 이사회에서 MS의 역할과 양사 간 투자 합의를 포함한 오픈AI 통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왔다”고 입장을 냈다.

독점금지법 강화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오픈마켓연구소’의 막스 폰 튄 유럽 담당 국장은 “경쟁 환경을 유지하고 핵심적인 신흥 기술이 독점되는 것을 막으려면 각 경쟁 당국이 관련 거래 조사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필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