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엑스(X·옛 트위터) 인수 과정 불법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미 법원이 머스크에게 추가 조사에 응하라고 14일 명령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로렐 빌러 판사는 이날 머스크가 X 인수 관련 조사에 응하도록 명령해 달라며 SEC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빌러 판사는 ‘SEC 관계자가 소환장을 발부할 권한이 없다’는 머스크 측 주장을 기각하면서 “SEC는 광범위한 조사 권한을 갖고 있으며, 어떤 판사도 SEC 조사에 대해 예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머스크가) 4시간 동안 한 번 더 증언하면 되고, 더 이상의 (증언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머스크 측과 SEC가 하루 더 증언할 수 있는 날짜에 합의해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C는 머스크가 지난해 X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증권법과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머스크는 2022년 4월 4일 트위터의 지분 9.2%를 인수했다고 공개했는데, 이는 SEC의 공시 마감일로부터 11일이 지난 후였다.
머스크는 또 처음에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트위터 인수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인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EC는 앞서 두 차례에 걸쳐 화상으로 머스크의 증언을 받은 뒤 추가 증언을 요청했으나, 머스크 측이 이를 거부하자 가처분 신청을 냈다.
머스크와 SEC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법적 다툼을 겪은 바 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상장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트윗을 반복해 올렸다가 시장 혼란을 초래했다며 SEC로부터 고발당해 4천만달러(520억원)의 벌금을 냈다.
2021년 11월에는 트위터에 자신의 테슬라 지분 10%를 매각할 수 있다는 글과 함께 찬반 설문 조사를 하다 일주일간 주가가 15% 이상 하락하자 SEC가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는 SEC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해 3월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