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대표 다시 공석될듯… ‘北 외교에 관심없다’ 판단 영향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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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김 이달 말 은퇴 예정·후임 미정…일단 정박 직무대행 체제

미국 정부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을 비롯해 북한 문제를 전담하는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자리가 2년 7개월여 만에 다시 공석이 된다.

지난 2021년 5월부터 대북 특별대표직을 겸직했던 성 김 대사가 이달 말을 끝으로 국무부에서 은퇴할 예정이고,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사는 이미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뗀 상태이며 이에 따라 대북정책 특별 부대표인 정 박 부차관보가 직무 대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대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응과 관련해 지난 18일 한미일 3국 북핵 대표간 전화 협의에 미측 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다.

국무부 안팎에서는 박 부대표가 김 대사 후임으로 많이 거론되지만, 실제 대북정책 특별대표 인선과 관련해서 미국 정부 내에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아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은 물론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 대북정책 특별대표 인선을 시급히 진행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말도 들린다.

한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북한과 외교가 없기 때문에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임명의 시급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지난 7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더 이상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라면서 “이는 미국이 대북 억제력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021년 1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뒤 4개월 가량 공석 상태였다. 당시 바이든 정부 내에서는 북한과 대화를 할 때까지 대북 특별대표가 필요가 없다는 고위당국자의 발언까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5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성김 당시 인도네시아 대사를 대북 특별대표에 임명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김 대사는 이후 최근까지 인도네시아 대사와 대북 특별대표를 겸직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