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中의 범용반도체 시장 장악 막을 관세 등 무역 조치 고민”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견제해온 미국이 저가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가 미국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 등 중국의 범용 반도체 생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
미국 기업들이 범용 반도체를 어떻게 조달하고 사용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내년 1월 자동차, 항공우주, 방산 등 분야 100개 이상의 기업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상무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부 중국 반도체기업이 경쟁사를 제치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활용해왔으며 미국 정부는 중국이 철강과 태양광에 이어 범용 반도체 산업까지 장악하는 것을 막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중국이 자국 기업의 범용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미국 기업이 경쟁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면서 우려스러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를 봐왔다”며 이번 조사가 “우리의 다음 행동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행동에는 관세나 다른 무역 도구가 포함될 수 있다고 당국자는 말했다.
미국 하원의 미중전략경쟁특위는 지난 1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범용 반도체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며 상무부가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앞서 러몬도 장관도 지난 8월 중국이 세계 시장에 저가 범용 반도체를 덤핑 판매하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또 상무부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앨런 에스테베스 산업안보차관도 지난 10월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고 이에 대응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법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수출통제는 최첨단 반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구형 반도체의 과잉 공급에 대응하는 데 수출통제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러몬도 장관은 밝혔다.
미국은 작년 10월 7일 발표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시작으로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군대를 현대화하는 데 필요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왔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수출을 통제하지 않는 더 단순한 기술의 반도체를 구형 생산기법으로 제조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상무부는 조사 내용을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에 지원하는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결정에도 참고할 계획이다.
또 조사를 통해 미국의 방산기업들이 공급망에서 중국산 반도체를 단계적으로 없애도록 설득하려 한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