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책특권 적용 여부 신속 판단 청구 기각해달라”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형사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쥐고 있는 연방 대법원을 상대로 ‘지연 전술’을 쓰는 양상이다.
21일 CNN과 악시오스 등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직시 행위의 면책 특권 적용 여부에 대해 신속히 결정해 달라는 잭 스미스 특검의 요청을 기각할 것을 연방 대법원에 청구했다.
변호인단은 역사적인 이번 사안의 속성을 감안해 연방 대법원 판사들이 면책 특권 유무 판단에 조심스럽고 심사숙고하는 태도로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234년의 미국 역사에서 (트럼프를 제외한) 어느 대통령도 공무와 관련해 형사 기소를 당하지 않았다”며 “이 사안은 대법원이 결정할 가장 복잡하고 난해하며 중대한 문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8월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스미스 특검은 지난 11일 연방 대법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관련 판단을 청구했다.
신속한 결정을 위해 연방 항소 법원을 건너뛰고 바로 연방 대법원에 판단을 구한 것이었다.
이 같은 특검의 요청을 기각해달라는 트럼프 측 요청은 결국 내년 11월 대선과 그에 앞선 공화당 경선 국면에서 자신이 유죄 판결을 받는 것과 같은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지연 전술’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사건의 공판은 가장 많은 주에서 경선을 실시해 경선 판도를 좌우할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15개 주에서 경선 실시) 하루 전날인 내년 3월4일 시작될 예정이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행위에 대한 면책 특권을 주장하며 대선 관련 사건에 대한 법정 절차를 모두 보류해 달라고 지난 7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에 요청한 바 있으나 연방지법은 면책특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문서 반출 및 불법보관 혐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관련 선거사기 모의·선거방해·선거사기 유포 혐의, 성관계 입막음 혐의 등 퇴임 후 총 4차례에 걸쳐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를 당했다.
또 2021년 1·6 의회폭동 사태(2020년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트럼프 극성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때 이들을 선동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CNN방송은 트럼프 측의 이번 요청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태 한 것 중 가장 노골적인 지연 전술”이라며 자신에 대한 형사사법 절차를 내년 선거 이후로 미루려는 전략에 따른 행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