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나진항 거래 위성포착… “응답기 끄고 레이더도 회피”
▶ 100만발에 추가 50만발…10월 미 제재 뒤에도 지속
▶ “러, 고강도 공세 유지…포탄 바닥나는 우크라에 악재”
북한과 러시아가 이달 초까지도 국제 사회의 눈을 피해 무기 거래를 지속해 온 정황이 포착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미국이 북러 무기 거래 의심 장소로 지목한 북한 나진항 위성 사진에 따르면 10월부터 12월 초까지 꾸준히 러시아 선박이 드나들며 선적컨테이너 수백개를 실어 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포착된 거래 정황은 이달 9일로, 이날 나진항에서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컨테이너선 앙가라호가 싣고 간 화물을 내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항구 주변에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보낼 컨테이너 여러 개가 쌓여있었다.
오스트리아 민간연구기관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의 신재우 분석가는 블룸버그에 “위성 사진들에 따르면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의 두나이항을 오가는 배들의 이동은 10월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와 지난 몇 달간 이어진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 사진에 포착된 러시아의 선적들은 대부분 응답기를 끈 채 해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유령선’으로 운항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달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월 이후 러시아에 100만발 이상의 포탄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두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이 보고 시점으로부터 6주가 넘게 지나도록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속도는 줄지 않고 있다.
북한무기 전문가 주스트 올리먼스는 블룸버그에 “현재까지 거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며 “속도로 추정해봤을 때 11월 이후 포탄 50만개를 추가로 거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리먼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에서 사용된 무기를 분석해봤을 때 러시아가 북한과 최근 거래한 무기 중에는 120㎜ 박격포와 122㎜ 및 152㎜ 포탄, 122㎜ 로켓탄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북러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한 보고서를 냈던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그 이후로 무기 거래가 줄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RUSI 연구원 조지프 바이런은 “같은 선적을 이용한 지속적인 배달이 있어 왔다”며 해당 선적들이 “러시아에서 싣고 간 상자들을 나진항에 내려둔 뒤 북한에서 열차를 이용해 가져온 컨테이너들을 싣고 러시아의 군사 시설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지속적인 무기 거래는 최근 전황과 서방의 지원 모두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에 더욱 힘든 상황을 안겨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무기고는 점점 바닥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안은 내부의 반대에 가로막혀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거래한 무기로 물량 공세를 펼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먼스는 북러 무기 거래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장의 상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러시아가 어떤 전략의 큰 변화를 가져오기보다는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더 오랜 기간 동안 높은 강도의 압박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