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인터뷰’ 시민권 수속 확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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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민권 수속이 대폭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권 선서식에 참석한 이민자들. [로이터]

▶ 트럼프 행정부 비해 절반 이하로 단축

▶ 빠르면 신청후 4~5개월내 선서 마쳐

이전 트럼프 행정부 당시부터 적체되기 시작해 팬데믹을 거치며 평균 1년 넘게 걸리던 시민권 수속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최근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스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시민권 신청서(Form N-400)를 제출하고 3개월 만에 인터뷰가 잡히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어 소요되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추세다.

김형걸 이민전문 변호사는 28일 “LA 지역 클라이언트 중 9월에 시민권 신청서를 제출해 1월에 인터뷰가 잡힌 분이 있다”고 전하며 “인터뷰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보통 한 달 전후로 시민권 선서를 하는 추세라 이분의 경우에는 신청한 지 4~5개월 만에 시민권을 받으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반 이민 정책으로 영주권 신분 이민자들의 시민권 신청이 급증해 적체가 심화되고 처리기간이 갈수록 장기화되던 시기, 시민권 취득에 소요되는 기간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걸렸다.

2021년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오고 팬데믹이 끝나며 적체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신청에서 인터뷰까지는 5~10개월 정도가 걸리고 선서를 한 후 발급을 받는 데는 총 8~14개월 정도 걸렸었다.

현재 이민국 홈페이지에서 안내되고 있는 시민권 취득 소요기간도 짧아졌다. 김 변호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민권 취득 프로세싱타임 프레임’이 10개월로 명시돼 있었는데 현재는 7개월로 명시돼 있다”고 설명하며 “보통 이민국에서 안내하는 기간보다 1~2달 적게 걸리는 걸 감안하면 현재 시민권 취득이 빨라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민권 심사 처리기간 단축의 이유를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로 추측하고 있다. 이민 우호 정책을 강조하는 민주당 정권이 이민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오바마 대통령 시절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후보로 맞붙었을 때도 시민권 발부가 평상시보다 훨씬 빨라진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현재 처리기간이 단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민권 인터뷰 분위기가 느슨해 졌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진행이 빨라지고 펜딩 기간도 줄어 시민권을 취득하기에는 확실히 좋은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