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욘드 유토피아’ 공동제작 ▶ 수미 테리 박사 등 상영회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12만명이 수용돼 있다는 얘기는 듣고 그냥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진 소연씨 아들 얘기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공동 제작자인 수미 테리 박사는 4일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 상영회에서 “영화 속 개별적이고 특정한 이야기 속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매들린 개빈 감독의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는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의 도움 아래 탈북민 가족의 목숨을 건 실제 탈출 여정을 카메라 렌즈에 생생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북한에 두고온 아들을 데려오려다 아들이 체포돼 수용소에 보내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 탈북민 이소연씨의 이야기도 담았다
테리 박사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에서 일했던 한반도 전문가다. 영화계에 종사하는 한 미국인 친구가 탈북민 이현서씨의 영문 자서전 ‘7개 이름을 가진 소녀’를 읽고 “진짜 북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냐. 이런 실상이 왜 이처럼 생소한 거냐”라고 물어온 게 영화를 공동 기획한 계기가 됐다고 테리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가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탈북민이자 북한 인권 활동가인 이서현씨는 이날 상영회에서 “한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공포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며 “마치 총구가 내 등을 겨누고 있는 듯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영화에서 인터뷰 대상자로 등장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앞서 지난해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바 있다. 오는 3월 아카데미시상식을 앞두고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에도 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