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색 작업·통신 복구에 ‘연락두절’ 323명→102명… “강진 발생 확률 평소 100배”
▶ 日정부 예비비 433억원 투입 결정… “日총리 이르면 13일 재해 현장 방문”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9일(이하 한국시간) 200명을 넘어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당국은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노토반도 강진 사망자가 2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역별 사망자 수는 스즈(珠洲)시 91명, 와지마(輪島)시 81명, 아나미즈마치(穴水町) 20명, 나나오(七尾)시 5명 등이다.
최근 노토반도 북동쪽에 있는 스즈시에서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사망자 가운데 6명은 피난 생활 도중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는 장기 피난 생활에 따른 지병 악화와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로 사망하는 사례를 ‘재해 관련사’로 분류한다.
교도통신은 “이번 지진에서 재해 관련사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사망자 276명 중 재해 관련 사망자는 221명으로 붕괴한 건물에 깔려 숨지는 등 직접 피해에 의한 사망자보다 훨씬 많았다.
부상자 수는 전날과 같은 565명으로 집계됐다.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연락 두절’ 주민 수는 102명으로 전날 323명보다 크게 줄었다.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일부 지역 통신 서비스가 복구된 데 따라 안전 여부가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이시카와현은 일부 지역이 정전·단수, 통신 두절 등을 겪고 있고, 고립 지역도 적지 않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이시카와현에서는 1만5천 가구에 전기가 끊긴 상태다. 도로가 끊겨 접근이 어려운 고립지의 주민도 3천100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시카와현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은 2만6천여 명 달한다.
적지 않은 피난민이 지정 피난소가 아닌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환경에 머물면서 어려움을 겪자 일본 정부와 이시카와현 당국은 이들을 노토반도 밖으로 옮기는 ‘2차 피난’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경찰은 강진 직후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와지마 아침시장에 약 100명을 투입해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노토반도 강진 피해 지역 지원을 위해 예비비 47억3천790만엔(약 433억원)을 지출하기로 결정했다고 NHK가 전했다.
아울러 강진 피해 지역에 파견한 자위대원 인력을 약 6천100명에서 약 6천300명으로 늘렸다.
농림수산성은 이번 강진으로 이시카와현에서 침몰하거나 뒤집힌 배가 120여 척에 이르고, 어항(漁港) 69곳 중 50곳에서 방파제나 접안 시설 등이 피해를 봤다고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노토반도 재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강진 발생 이후 처음으로 이르면 13일 이시카와현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시카와현에서 피난 상황과 복구 전망 등을 파악하고, 지역 주민과 지자체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이시카와현 재해대책본부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생활 환경 개선을 전력으로 추진하겠다”며 “평온한 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재해 지역에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기상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노토반도 강진과 관련해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최대 진도 5강 이상의 지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진도 5강 정도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애초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평상시와 비교하면 100배를 넘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저에서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면 쓰나미(지진해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5강은 대부분의 사람이 무언가를 붙잡지 않고는 걷기 힘든 수준의 흔들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