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대리전 총통선거
▶ 민주진영 라이칭더 승리
▶양안관계 긴장고조 전망
중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친미·독립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사진·로이터) 후보가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승리했다.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진영 간 첨예한 갈등 속에서 ‘지구촌 선거의 해’에 치러진 첫 대선인데다 세계 안보·경제에 중요한 대만해협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 하던 미중의 대리전이었던 만큼,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한 이번 결과로 글로벌 안보와 경제에 어떤 후폭풍이 발생할지 지구촌이 주목하고 있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득표율 40.05%(558만6,000표)로 친중 제1 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득표율 33.49%·467만1,000표), 제2야당인 중도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득표율 26.46%·369만표)를 제쳤다.
라이칭더 승리로 민진당은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총통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대만에서는 1996년 직선제 도입 후 2000년부터 민진당과 국민당이 8년을 주기로 집권해왔다.
라이 당선인은 당선기자회견에서 “지구촌 첫 대선에서 대만이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며 “대만이 전세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계속 민주주의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차이 정부 8년에 4년 더 친미 정권과 손잡고 중국을 안보·경제면에서 더 압박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은 웃음을 숨긴 채 중국을 자극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라이칭더에 대해 ‘평화와 안정을 깨는 트러블 메이커’, ‘독립분자’ 등 비난을 쏟아냈던 중국은 불편함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이잉원 정부 8년간 계속된 양안 갈등은 물론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갈등 파고 역시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총통 취임식인 오는 5월20일까지 중국이 군사훈련 등을 명분으로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