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센티스 사퇴로 양자구도… 경선 분수령
▶ 헤일리에 불리… 무당층 투표 참여 ‘변수’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의 분수령이 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가 23일 진행된다.
이번 뉴햄프셔 경선은 지난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이후 후보들이 잇달아 사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양자 대결 구도로 판이 짜여진 이후 처음 치러지는 것이다.
당원들만 참여한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비당원도 참여할 수 있다. 뉴햄프셔 전역의 투표소는 오전 11시 이전부터 문을 열어 오후 8시까지 투표를 실시한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 체제로 일찌감치 굳어지면서 조기 후보 확정으로 이어지느냐, 트럼프-헤일리의 양자 구도로 의미 있는 경쟁이 상당 기간 지속되느냐를 가를 일전으로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온건 성향의 공화당원과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무당층이 많은 뉴햄프셔에서 최근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률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헤일리 전 대사의 돌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만약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하거나 지더라도 박빙 승부를 벌일 경우 그 여세를 몰아 2월24일 자신이 주지사를 지낸 정치적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프라이머리)에서 선전함으로써 경선을 장기전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경선 막바지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 흑인으로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연방 하원·상원의원 등을 역임하고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까지 뛰어들었다 중도 사퇴한 팀 스콧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거기에 더해 ‘순한 맛 트럼프’로 평가받을 정도로 트럼프 후보와 정책면에서 유사점이 많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21일 후보를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를 선언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이후 실시된 59건의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평균 11.7%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조사의 경우 서퍽대와 보스턴글로브, NBC-10 등이 20∼21일 디샌티스 주지사까지 넣어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55%, 헤일리 36%로 19%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CNN의 17∼20일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 헤일리 전 대사는 39%의 지지율로 두 자릿수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6%의 지지를 받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자 가운데 6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 번째 선택지로 지지하겠다고 답해 헤일리 전 대사를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예상보다 빨리 조성된 양자 구도 하의 첫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반을 넘어 60% 안팎의 득표율로 헤일리 전 대사에 압승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의 공화당 대선 후보 확정은 조기에 가시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로서는 무당파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해 자신을 지지해주는 상황에 한 가닥 기대를 걸 수밖에 없게 됐다.
NBC뉴스는 22일 ‘결국 헤일리가 열망해온 일대일 구도를 만들었으나 (트럼프를 따라잡기는) 너무 늦었는지 모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헤일리가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공화당 분석가들의 예상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가 우크라이나 원조와 소비세 부과에 찬성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정책과 겹치는 헤일리의 입장과 공약을 집중 공격하며 대세론에 쐐기를 박으려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현지 유세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무늬만 공화당원, 급진 좌파 공산주의자, 자유주의자, 바이든 지지자들과 부정한 동맹을 맺었다”라면서 “도대체 무슨 공화당 후보가 이러냐”고 비판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9일 유세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혼동한 사실과 관련해 현재 77세로 대선 승리 시 임기 중 80세를 맞이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도 파고들고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권위주의 지도자와 친밀함을 내세우고 있는 것을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