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탈북민의 송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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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달력도 마지막 장인 2023년 12월 끝으로 가고 있다. 다사다난 했던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은채
희망과 소망을 품게하는 2024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있다. 그리고 한해동안 지내왔던 지인들과 모임을
가지며, 그동안의 즐거웠던 일들을 추억하며 음식과 간단한 술자리를 같이 하면서 송년회등의 모임을
갖곤 한다. 최근 미국에 있는 탈북민들도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 하기위하여 탈북민
송년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은 최근 미주 탈북민들이 모여서 고향의 정을 진하게 나누었던 탈북민
모임에 관련하여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다.
이번 탈북민 송년 모임은 재미 탈북자 협회와 지난 수십년간 미국 거주 탈북만들을 정신적
물질적으로 지원해 온 로버트 홍변호사의 주최로 중국식당에서 열렸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인종의
용광로속에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어려움과 외로움은 그 어느
나라 출신보다도 더욱 크다. 특히 사회주의 체제에서 성장하고 영어를 거의 접해 보지 못했던 미국
거주 탈북민들의 고충과 외로움은 연말연시의 명절기간이 되면 더욱 그 빈자리가 커진다. 공허한
탈북민의 마음에 이번 재미 탈북민 송년의 밤 행사는 그 어느때 보다도 탈북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진한 감동의 현장이었다. 지난 2009년 탈북하여 한국에서 14년을 생활하다가 미국에 온지 10개월이
되가는 새내기 탈북민 엘리스 박씨의 마음은 더욱 그러했다. 박씨는 한국에서는 북한사람들끼리 좀
만났지만, 미국에서는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로버트 홍 변호사가 이번 행사를 마련해 주어서
북한사람들과 같이 앉아서 맛있는 밥도 먹고 춤도추고 노래도 부르고 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올해로 11번째로 열린 재미 탈북민 송년의 밤에는 60여명의 탈북민들이 저녁 7시 모임이 있는
중국식당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각자의 일터에서 하루 종일 땀을 흘리며 힘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온
자리이지만 7시 15분 부터 시작된 멕시코 전통 음악 악단인 마리아치의 공연은 일터에서 지친
탈북민들의 몸과 마음을 금새 눈녹듯이 녹여 주었다.
식사를 하는 가운데 송년 모임의 흥을 더욱 돋구기 위하여 재능이 있는 탈북민들이 춤과 노래를
부르는 공연을 하기도 하였다. 참석한 탈북민들에게 지급된 상품 추천권을 통하여 김, 과일박스, 담요,
장난감, 과자등 각종 음식과 생활용품을 획득하게 하여, 각 가정당 2개 이상의 푸짐한 상품들을 받아서
참석한 탈북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환하게 피었다. 다수의 탈북민들이 미국에서 정착생활을 하면서
한인교포들이나 일반사람들이 북한사람이라는것을 알게 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 볼것이 두려워서
북한사투리 또한 마음껏 쓸수 없었는데, 이날만큼은 마음껏 자유롭게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서로가
고향의 정과 말을 확인하는 뜨거운 감동의 자리였다.
이날 열린 탈북민 송년의 밤 행사의 마지막은 5명의 탈북민 출신 여성들이 고향의 봄, 반갑습니다,
통일 아리랑등의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어서 행사의 흥과 감동을 최고에 이르게 하였다. 특히 마지막
고향의 봄에서 나오는 가사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의 소절이 나올때는 참석한 탈북민들과
춤을 추던 탈북민 엘리스 박씨도 고향 생각으로 눈물에 젖어다고 한다. 북한에서 보냈던 고향 생각이
그녀의 뇌리를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이날 열린 탈북민 송년의 밤 행사는 미국에서 타향생활을 하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느끼는 많은 탈북민들에게 위로와 큰 용기를 주었다. 하루빨리 이날 참석한 탈북민들과 엘리스 박씨가
바라는 것처럼 고향을 다시 방문하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한미자유연맹 부총재 김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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