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오라”요청에 불응하자 3번째에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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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오라”요청에 불응하자 3번째에 ‘진입’ - 경찰 바디캠에 담긴 사건현장 상세상황 순서별 구성
양씨가 쓰러진 뒤 총격 경관과 다른 경관들이 아파트 내부로 진입해 현장을 살피고 있다. [LAPD]

▶ 경찰 바디캠에 담긴 사건현장 상세상황 순서별 구성
▶ 정신건강국 직원 신고
▶ 경관 2명이 지원 요청
▶ 칼든 모습에 바로 발포
▶ 상태 확인 않고 수갑 채워
▶ 응급처치 장면 안 담겨

경찰 총격에 의해 사망한 양용씨의 건강했던 시절의 모습.
경찰 총격에 의해 사망한 양용씨의 건강했던 시절의 모습. [유족 제공]

지난 2일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한인 양용씨 사건과 관련, 16일 LAPD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약 25분짜리 영상은 2개의 오디오와 5개의 바디캠 영상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오디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간 LA카운티 정신국 직원이 911에 전화를 걸어 경찰 출동을 당부하는 내용과 911 직원이 올림픽 경찰서 경관에게 무전으로 지원 요청을 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LAPD가 공개한 비디오는 총을 쏜 경찰의 비디오캠, 추가 지원 요청을 받고 현장에 나온 수퍼바이저의 비디오캠, 동료 경관들의 비디오캠 등 5개로 최초 현장 출동부터 상황 종료까지 시간대별로 정리돼 있다.

먼저 LA 카운티 정신평가팀(PMRT) 직원이 “가족의 부탁을 받고 양용씨를 데리러 갔지만 양씨가 나와 부친에게 공격적이어서 경찰 지원이 필요하다”고 911에 신고를 했다. 이에 911 디스패처가 올림픽경찰서에 “Code III 사건이다. 경찰 출동을 요청한다”고 무전하는 음성이 나온다.

이어지는 동영상에서는 첫 출동한 경관 2명이 양용씨의 부친 및 정신건강국 직원과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아파트로 올라가 양씨에게 나오라고 요청했다.

경관 중 한 명이 “경찰이다. 문 열고 나오라”고 하자 양씨가 “싫다. 당신은 경찰이 아니고 나는 당신을 초대하지 않았다”고 대답하며 나오기를 거부했다. 이에 출동 경관 중 1명이 동료 경관에 추가 인력 지원을 요청하라고 했다.

이후 지원 요청을 받고 총 9명의 경관들이 출동한 가운데 여성 수퍼바이저가 양씨의 부친 양민씨에게 “두가지 옵션이 있다. 그가 계속 거부하면 강제로 병원에 데려갈 방법이 없다. 그가 위험한 행동을 하면 주거 침입으로 강제 연행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다칠 수 있다.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고 말을 한 뒤 아파트로 올라가 양씨에 대한 설득을 다시 시도했다.

수퍼바이저가 아파트 문을 두드리며 “아버지 신고를 받고 왔다. 문 열어라”고 설득했으나 양씨는 “나는 이미 몇 번이나 죽었다, 또 다시 죽고 싶지 않다”며 나오기를 거부했고 이에 수퍼바이저는 진입을 결정하고 구조 앰블란스를 요청하라고 명령했다.

오전 11시57분, 경관들이 열쇠로 문을 열고 아파트 진입하며 “칼 내려놓고 나오라”고 소리치자 놀란 양용씨가 손에 칼을 들고 뒷걸음질하다 경찰 쪽으로 약간 다가오자 “칼을 내려 놔라”는 말과 함께 권총 3발이 연속 발사되고 양씨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즉시 아파트 안으로 진입한 경관들은 칼을 치우고 “움직이지 마. 수갑을 채우겠다”며 쓰러진 양용씨 손을 뒤로 해 수갑을 채운 뒤 몸수색을 하면서 가슴에 2발, 배에 1발 총상을 확인했다. LAPD 비디오캠은 양씨의 움직임이 없자 경관들이 양씨의 몸을 잡고 있는 장면으로 끝났다.

이날 전반적인 사건 개요를 설명한 LAPD 공보담당 책임자 켈리 뮤니즈 캡틴은 “LAPD는 현재 양용씨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어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결론을 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뮤니즈 캡틴에 따르면 현재 CIR(Critical Incident Review) 부서에서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며, 조사가 완료되면 LAPD 경찰국장에 보고할 예정이다.

민간인들로 구성된 LA경찰위원회가 최종 보고서를 검토해 경찰의 진압 방식과 무기 사용 등이 정당한지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