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마약 범죄의 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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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밀반입 한인 등 한국서 줄줄이 체포
▶ 마리화나 3년형 구형 “가볍게 생각하단 큰코”

미국이 한국에서 적발되는 마약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서 여행용 가방에 숨긴 8억원 상당의 마약을 대량 밀반입한 40대가 기소되는 등 미국에서 한국으로 마약류를 밀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내 다수의 주들에서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상황에서 미주 한인이 마리화나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한국에서 소지·배포하다가 적발돼 실형 위기에 처하는 사건도 발생하는 등 주의가 요구된다.

3일 한국 인천지방검찰청은 라스베가스에서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LSD(강력한 환각제의 일종), 대마오일 등 5종의 마약류를 여행용 캐리어와 백팩에 은닉한 채 한국 내로 들여온 49세 남성 A씨를 강력범죄수사부가 검거해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한국 검찰에 따르면 A씨가 밀수한 마약류는 필로폰 1,035.32g, 케타민 1,079.46g, 엑스터시 1,000정, LSD 800정, 대마오일 1,124.84g으로, 약 7만명 동시 투약분이고, 소매가 합계 약 8억원 상당에 이르는 양이었다. 특히 이 마약 밀수범은 세라믹 용기, 플라스틱 영양제통, 샴푸통 등에 담아 위장한 후 여행용 캐리어 및 백팩에 은식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번 사건은 마약밀수조직이 직접 밀수를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으로 고액을 제시하고 밀수책, 속칭 ‘지게꾼’을 고용해 마약을 운반하도록 한 사건이라고 검찰청은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방식이 최근 다수 확인되고 있는바 마약류 밀수 범행은 갈수록 전문화, 조직화되어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에서 한국으로 마약 밀반입 적발 건수는 총 704건으로 여전히 많았는데, 이를 출발국 별로 구분했을때 미국으로부터 반입된 경우가 가장 많아 전체의 29%를 차지하는 213건을 기록했다. 지난 3월에도 미국에서 어린이용 가방속에 은닉한 마리화나와 환각버섯 제품 1.5kg을 국제우편으로 밀수하던 한인이 체포되기도 했다.

또한 동창들에게 마리화나 젤리를 나눠주고 자신도 섭취한 30대 남성 유모씨가 구속 기소됐는데, 그는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 마리화나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선처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11일 서울 광진구의 한 식당에서 B씨를 포함한 대학 동기 3명에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라며 마리화나 성분이 함유된 젤리를 줬는데 당시 젤리를 먹고 어지럼증을 호소한 2명은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씨에 대해 검찰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심리로 열린 1차 공판기일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유씨의 변호인은 “유씨가 입감 상태로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이 사건으로 다니던 대기업에서 퇴사하며 자신이 불러온 대가를 절감하게 됐다”며 “유씨가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 대마 위법성을 느끼기 힘들었고 이 같은 성장배경이 범행동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마리화나는 여전히 불법이다. 관세청은 “(한국)마약류관리법상 대마는 엄격히 ‘마약류’로 분류되며 재배·소지·소유·운반·보관 및 흡연·섭취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