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너희는 나를 본받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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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레익뷰언약교회 담임목사(시카고)

 

“형제들아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 그리고 너희가 우리를 본받은 것처럼 그와 같이 행하는 자들을 눈여겨 보라” (빌 3:17)

 

바울은 빌립보서 3장 17절에서 ‘너희는 함께 나를 본받으라’는 조금 듣기 거북한 이야기를 합니다. 바로 전 장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자기보다 서로를 낫게 여기라’고 (빌 2:3) 가르친 사람이 남들에게 자기를 본받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되는 발언같고 약간은 거만한 태도가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바울은 왜 이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말을 하였을까요? 그리고 바울의 이런 면도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일까요? 이 질문을 세가지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첫째로, 바울은 교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훌륭한 가문에서 출생하여 최고의 교육을 받았고 또 종교적으로도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으로서 세상적으로 내세울 것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예수님을 만난 후 이 모든 것을 분토와 같이 여긴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자기 자신에 관해서는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는 (딤전 1:15) 겸손한 자세를 가졌으며 자신의 업적에 관해서는 “나의 나 된 것은…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고백하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습니다. 그러므로 ‘나를 본받으라’는 바울의 선포는 결코 자기 자신을 내세우는 교만한 발언이 아니었습니다.

 

둘째로, ‘나를 본받으라’는 말의 뜻은 비록 부족한 죄인이지만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자신의 모습을 본받으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1장 1절에서 말하기를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라고 (빌 1:21) 선언할 정도로 그리스도를 뜨겁게 사랑했고 그와 항상 동행하는 삶을 산 사람입니다. 비록 우리와 같이 끊임없는 죄의 유혹을 받았지만 그리스도만 바라보고 나아가며 변화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나같은 사람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당신도 변화될 수 있습니다. 나처럼 예수님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사세요!’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셋째로, 우리도 바울과 같이 ‘나를 본받으라’는 말을 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에 대하여 “그들의 말하는 바는 듣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고 (마 23:3) 경고하셨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진리를 외쳐도 우리가 진리의 삶을 살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대판 바리새인에 지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진리의 선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리의 삶입니다. 이 세상은 더 이상 ‘진리를 가르쳐 주세요’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진리를 보여주세요’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성경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진리의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여러분도 담대하게 세상을 향해 ‘너희는 나를 본받으라’고 외칠 수 있는 거룩한 성도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죄로 물들어 타락해가는 이 세상에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그리스도의 참 제자가 되기를 원하신다면 바울과 같이 자신의 죄를 겸손히 고백하시고, 예수님을 날마다 닮아가며, 그의 말씀대로 사시면서 세상을 향해 ‘예수님을 닮아가는 나를 본받으세요!’라고 외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