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차량 인도 돌진… 13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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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심 한복판서
▶ 시청역 퇴근 인파 덮쳐
▶“피 흥건·너무 참혹”

1일 밤(이하 한국시간)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 보행자들을 덮쳐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은 일방통행 도로를 과속 역주행하다 차량 2대와 추돌한 후 인도 쪽으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경찰에 따르면 68세 차량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도심에서도 가장 붐비는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시민들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대에 사고가 난 탓에 인명피해가 커졌다.

사고 현장의 철제 안전펜스는 통째로 뽑혀 사고 당시 충격을 짐작게 했다. 펜스는 인도에 나뒹굴거나 점포 유리창을 덮쳤다. 산산조각 난 유리창이 인도를 어지럽게 뒤덮었고 사고의 충격으로 인근 점포에서 튀어나온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 박스와 페트병, 종이컵들이 차도를 굴러다녔다.

사고는 1일 오후 9시 27분께 A(68)씨가 운전하는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며 발생했다. 목격자 진술 등에 따르면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제네시스 차량은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세종대로18길)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 펜스를 뚫고 보행자들을 덮쳤다. 역주행한 거리는 무려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 현장을 목격했다는 인근 가게 점원 오모(47)씨는 “사고 현장으로 차를 몰고 가려다 통제를 하길래 내다보니 4∼5명이 쓰러져 있었다. 미동도 없어 처음엔 마네킹인 줄 알았다”며 “누운 사람 주위로 피가 흥건한 모습도 보였다. 너무 참혹하고 잔인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근 식당에서 식사 중 사고 이후 장면을 목격했다는 시민도 “처음엔 폭탄이 떨어진 줄 알았다. 한 10명이 바닥에 나뒹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