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년 역사 시카고 파머하우스 힐튼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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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파머하우스 힐튼 호텔 로비.<파머하우스 웹사이트 캡처>

코로나19 여파 투자자그룹에 압류소송 당해

145년전 설립된 시카고 다운타운의 유서 깊은 호텔 ‘파머하우스 힐튼'(The Palmer House Hilton)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압류 위기에 처했다.

2일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파머하우스 투자자 그룹이 파머하우스를 소유한 뉴욕 부동산업체 ‘소어 에퀴티스'(Thor Equities)를 상대로 압류 소송을 제기했다. 소어 에퀴티스는 호텔업계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3억3,320만달러 모기지 대출에 대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놓였다. 파머하우스 투자자 그룹을 대표하는 웰스파고는 최근 쿡카운티 순회법원에 “소어 에퀴티스의 호텔 운영권을 인계할 대상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소어 에퀴티스는 오는 10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내야 한다.

시카고 다운타운 밀레니엄파크와 시카고 미술관에 인접한 객실 1,639개 규모의 파머하우스는 컨벤션과 출장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영업에 크게 의존해있으나, 코로나19로 모임과 출장, 여행이 제한되면서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힐튼 호텔 대변인은 “파머하우스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직후 영업을 중단했고 재개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미지역에서 가장 오랜기간 영업을 지속해온 호텔”을 자부하는 파머하우스는 1875년 처음 문을 열었고, 호텔체인 ‘힐튼’을 설립한 콘래드 힐튼(1887~1979)이 1945년 인수했다. 힐튼은 수십년간 호텔을 소유하다 매각했고, 현재 소어 에퀴티스와 계약을 맺고 호텔을 위탁 운영한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파머하우스의 소유주가 바뀐다 하더라도 운영은 힐튼이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파머하우스가 당면한 문제는 모든 호텔 소유주, 투자자들이 받고 있는 재정적인 압력을 시사한다”며 힐튼·메리어트 등 대형 체인들은 이름을 빌려주고 위탁 운영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전미호텔협회(AHLA)는 “전국적으로 호텔 4곳 중 1곳의 금융채무가 30일 이상 연체돼있으며, 호텔 종사자 10명 가운데 4명이 실직 상태”라면서 연방 의회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리노이호텔협회(IHLA)는 “파머하우스 같은 대형 호텔은 그래도 살아남겠지만, 중소형 호텔은 주거용 등으로 전환된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호텔시장조사업체 STR에 따르면 현재 시카고 시내에서 영업을 재개한 호텔의 입실률은 약 20%에 불과하다. 아예 문을 열지 않고 있는 호텔까지 포함하면 업계 상황은 역대 최악 수준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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