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비만도 안심할 수 없는 허리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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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이 증가할수록 허리디스크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척추를 지지해주는 근육대신 지방이 많으면 그만큼 척추지지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른 사람들은 어떨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마른 체형도 사람 나름이다. 겉으로 볼 땐 정상적인 체형이지만 허리 주변에 두툼한 뱃살이 몰려있다면 ‘마른 비만형’일 가능성이 크고, 디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마른 비만인 사람은 체질량 지수는 정상이지만 체지방 비율이 정상기준을 초과하는 유형이다. 남성의 경우 체지방률이 25%, 여성의 경우 30% 이상일 때 마른 비만에 해당한다.

젊은 층의 마른 비만도 문제가 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지방량이 증가하는 50대 이상의 연령은 마른 비만으로 인한 척추 질환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마른 비만은 본인이 비만인 줄도 몰라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쉽고, 이로 인해 성인병, 지방간,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이 동반되기도 한다.

마른 비만의 주요 원인은 운동 없이 무조건 굶는 등의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과 불규칙한 식습관, 잦은 술자리 등이다. 특히 굶거나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체중이 감소할 때 체지방보다 근육을 먼저 분해시켜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오히려 살이 더 찌기 쉬운 체질로 바뀐다. 이러한 습관이 반복된다면 체중은 정상이지만 체지방률이 높은 마른 비만이 되는 것이다.

마른비만 진단을 받으면 생활습관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허리둘레를 줄여야 한다. 허리통증이 있다면 과도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 점차 강도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추천된다. 빠르게 걷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마른비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래도 허리통증이 계속되거나 심해진다면 추간공확장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특수키트로 추간공 중에서도 신경가지나 혈관, 디스크 조직이 위치한 전방부의 배쪽 경막외강을 피해 후방부의 등쪽 경막외강의 안전지역으로 진입해, 추간공 내·외측과 척추관 후방부에 위치한 황색인대를 절제해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는 시술이다. 이어 해당 공간으로 신경 주변에 생화학적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을 배출한다. 이는 국소수면마취로 행해지는 최소 침습적 시술이기에 최후의 수단으로 척추 수술을 선택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방법이다. <장익경 특파원 / 서울 시카고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