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녀 등 25명 성학대 혐의
▶ 루프니크 작품 존폐 논쟁
수녀 성학대 혐의를 받는 슬로베니아 출신의 저명한 예술가이자 예수회 사제인 마르코 루프니크(69) 신부의 작품 철거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쿠오티디아노나치오날레는 5일 루프니크 신부의 피해자들이 작품 철거를 강하게 요구하지만 작품 존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보도했다.
루프니크 신부는 1980년부터 2018년까지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 로마에서 수녀를 포함해 약 25명의 여성을 성적, 심리적, 영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사법 당국에 고발됐다. 아직 재판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의 증언과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유죄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그가 독특한 모자이크와 그림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예술가로서 전 세계 200여개 성당과 성지에 그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 DC에 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국립 성지, 프랑스 루르드 성모 발현지 로사리오 대성당, 교황청 사도궁 모자이크 그림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가톨릭 매체 NCR은 ‘루프니크 신부의 작품을 철거해야 할 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그의 모자이크는 하느님을 향한 마음과 정신을 고양하는 목적을 더는 달성할 수 없다”며 철거를 촉구했다. 전 세계 신자들도 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가톨릭교회는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