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사적 ‘주미외교위원부’ 건물 매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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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정부 설치 외교기관
▶ 워싱턴 DC 도심 독립사적
▶이승만재단 “$250만 합의”

3.1운동이 발발한 해인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일제의 침략상과 한국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설치했던 외교기관인 주미(구미)외교위원부 건물의 매입을 위해 현지 한인사회 단체가 추진에 나섰다.

이승만대통령기념연구교육재단(이하 이승만재단) 양동자 이사장은 워싱턴 DC 16가에 위치한 한 건물 앞에서 “이 건물은 우리의 위대한 역사유산”이라며 매입 추진 배경을 밝혔다.

그는 “현재 교회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임시정부의 대미 외교업무를 수행했던 ‘주미외교위원부’로 사용됐었다”며 “이승만재단이 이 건물을 매입해 기념관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일제 당시 주미외교위원부는 열악한 환경에서 4개의 건물로 옮겨 다녔으며 1941년부터 이승만 박사가 거주하면서 주미외교위원부로 마지막까지 사용됐던 곳이 바로 이 건물(4700 16th St. NW)이다. 양 이사장은 “교회 관계자들과 이미 건물 매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매입가격은 250만 달러로 오는 11월 모금 캠페인을 시작해 내년 봄에는 계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금 캠페인은 먼저 양 이사장이 50만 달러의 시드머니를 내고 재단 이사들은 물론 한국 정부와 기업 후원 등을 통해 나머지 200만 달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의 역사유산을 찾자는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건물 매입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924년 0.26에이커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주택으로 지어진 이 건물(5,889sq ft)은 현재 ‘제7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로 사용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증축(7,853sq ft)됐다. 때문에 건물 전면은 예전의 모습과 달라졌으나 후면은 주미외교위원부로 사용됐던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공시지가는 136만 달러지만 최근에 거래된 주변 시세는 150만 달러 이상이다.

이승만재단은 건물을 매입해 1층은 기념관으로 만들고 2층은 한국의 역사학자들이 워싱턴을 방문해 사용할 수 있는 연구소로 만들 예정이다. 양 이사장은 “이미 한국 쪽에서 기념관 조성에 필요한 가상현실(VR) 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약속받았다”며 “기념관과 연구소가 마련되면 워싱턴 국립문서보관소에 남아있는 방대한 자료에 대한 조사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 이사장은 지난 2016년 이승만재단을 만들어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연구해왔으며 세미나, 강연회 개최는 물론 연세대에서 추진하는 이승만 전집발간위원회에 고문으로 참여했다. 이번에 이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나섰다.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