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코리안’… 산호초에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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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유명 스노클링 명소의 산호에 한국 이름 등 낙서가 새겨진 모습. [다닐로 메노리아스 제공]

▶ 필리핀 유명 스노클링 명소
▶ KIM 등 낙서로 무기한 폐쇄
▶누리꾼들 “나라 망신” 비판

스노클링 명소로 유명한 필리핀 보홀의 관광지가 관광객의 산호 훼손 때문에 무기한 임시 폐쇄됐다. 4일 필리핀 보홀 아일랜드뉴스는 지난 2일 보홀 팡라오 버진 아일랜드의 에스타카 스노클링 지점에 임시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에드가르도 아케이 팡라오 시장은 “산호들이 심각하게 파괴돼 재생 시간이 필요하다”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 지점의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비롯한 모든 해양 관광 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버진 아일랜드는 자연경관이 뛰어난 필리핀의 대표 휴양지로, 산호와 열대어를 쉽게 볼 수 있어 ‘스노클링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치의 원인은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산호 파괴였다. 앞서 2일 에리코 아리스 아우멘타도 보홀 주지사는 주 환경관리청 관계자, 팡라오 해양 보호 팀장, 지역 공무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최근 버진 아일랜드 상황을 보고받았다. 팡라오의 다이빙 강사인 다닐로 메노리아스는 이 자리에서 “둘레 약 11m, 지름 약 3.7m인 산호 두 개가 관광객들의 인위적인 행위로 훼손됐다”고 알리며 피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따르면 지난 7월1일 문제의 산호에는 ‘MOJAK’이라는 낙서만 있었다. 이후 한 달 만에 ‘SOYUN(소윤)’, ‘MIN(민)’, ‘KIM(김)’과 같이 한국인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낙서가 추가됐다. 한국내 누리꾼들은 “내가 대신 미안하다”, “나라 망신이다”, “아직도 산호 파괴하면 안 된다는 걸 모르냐”라며 낙서한 사람들을 비판했다.

관광객 투어를 진행하는 현지 가이드가 산호를 훼손한 정황도 공개됐다. 아우멘타도 주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인 관광객이 유튜브에 올렸던 스노클링 브이로그 영상을 첨부했다. 이 영상에서 관광객은 투어 사진사가 돌로 산호에 이름을 쓰는 모습을 찍으며 “열심히 내 이름을 새겨주셨다”고 했다. 현재 이 영상 원본은 비공개 처리됐다. 아우멘타도 주지사는 “(영상에 등장한) 보트 운전사와 가이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 20만 페소(약 470만 원)를 사례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폐쇄 조치로 버진 아일랜드 투어 예약을 받았던 여행사들은 곤란한 처지가 됐다. 환불을 해 주거나 다른 여행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한국 여행업체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곳을 시작으로 다른 포인트들까지 폐쇄될까 너무나 걱정된다”며 “실수로라도 산호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고 산호에 고의로 낙서를 하거나 훼손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튀르키예의 유명 관광지 카파도키아에서는 술에 취한 한국인들이 거액이 든 외국인 관광객의 가방을 훔친 혐의로 붙잡혔다가 풀려나는 사건도 있었다. 5일 튀르키예 데미뫼렌 통신 보도와 당국 설명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달 28일 절도 혐의로 한국인 여성 2명을 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했다.

이들은 체포 전날 저녁 카파도키아가 있는 네브셰히르주 괴레메 마을의 한 카페에서 알바니아인의 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카파도키아는 대형 열기구, 데린쿠유 지하도시 등으로 유명한 관광지로 한국인도 많이 찾는다. 피해자는 친척들과 함께 카페에 들렀다가 의자에 가방을 걸쳐놓은 채로 자리를 떴다가 나중에 돌아와 가방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가방에는 1,500호주달러, 1만2,100파운드 등 한화 약 2,250만원에 달하는 현금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앉았던 자리에 한국인들이 앉았다가 잠시 후 가방을 들고 가게를 나서는 모습을 CCTV 영상으로 확인했다. 경찰에 붙잡힌 한국인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실수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