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TV토론] 금융시장 뒤흔들까…변동성지수 상승에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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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공약, 기초적자 최대 8천872조원 늘릴 듯”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첫 대선 후보 토론 후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대선 후보 토론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났을 때보다 더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가 다시 상승하고 있고 블룸버그달러지수의 3개월 내재 변동성 지수가 작년 3월 이후 최고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토론에서 관세를 포함한 세금, 정부 지출 계획, 전기차 등에 관한 두 후보의 정책이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중개업체 XTB의 리서치 디렉터 캐스린 브룩스는 “세계적으로 정치적 충격이 발생하고 있지만 가장 큰 위험은 11월 미 대선이다”라고 말했다.

시티의 전략가들은 “이미 알려진 입장을 강하게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다시 선거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에서 주식 투자자들은 세금과 관세에 관해 눈여겨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법인세율 인하(21%→15%)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의 수익을 약 4% 늘리지만 해리스의 인상(21%→28%)은 8%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보편적 기본관세(10%)’를 도입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 관세를 부과할 방침인 반면 해리스는 중국에 관대한 입장은 아닐 것임을 시사하면서도 양국 간 긴장 고조가 아무 이점이 없다고 본다.

JP모건은 반도체, 제조업, 자동차, 소재 등의 업종이 중국 영향이 클 것으로 보며, 엔비디아, 브로드컴, 애플, 테슬라와 같은 대형 IT 기업들을 주목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선거 영향이 큰 업종으로 금융, 정보기술(IT), 전기차를 꼽았다.

그러면서 국책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보증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모건스탠리,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US 스틸, 테슬라,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 태양광 업체 퍼스트 솔라,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넥스트에라 에너지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각 정당의 공약에 기반한 투자 전략의 성과를 추적하는 지수를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물러난 무렵부터 민주당 지수가 공화당 지수를 앞서기 시작했다.

토론 무렵에 변동성 자체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시티그룹의 미국 주식 거래 전략 책임자인 스튜어트 카이저는 “우리는 방향성이 아니라 변동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지난 토론 때 멕시코의 페소화 가치가 실시간으로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주요 무역 상대 국가의 통화가 트럼프의 관세 공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에도 트럼프의 발언이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어 다들 주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를 초래할 관세 정책과 달러화 약세 선호가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발언을 할지가 관심을 끈다.

해리스 당선 시엔 정책 불확실성이 줄어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웰스 파고의 전략분석가인 아룹 차테르지가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고 보면서 이에 관한 각 후보의 입장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번 토론 이후엔 트럼프 승리 확률이 높아지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로이터는 4대 예산 전망 기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공약으로 10년간 미국의 기초 재정 적자가 3조6천억달러(4천839조원)에서 6조6천억달러(8천872조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초당적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CRFB), 보수 성향의 택스 파운데이션,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등이 공개한 추정치를 토대로 살핀 것이다.

해리스의 자녀 세액 공제 확대, 신규주택구매자 세액 공제 등의 공약은 10년간 적자를 최대 4천억달러 줄이거나 오히려 1조4천억달러 늘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각 후보의 구상이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에 따라 예측치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양측의 주요한 차이점은 트럼프가 2017년 서명한 개인 소득세 감면이 내년 말 만료 후 어떻게 되는지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측은 세금 감면을 영구화하겠다고 약속했고,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10년간 세수가 3조3천억∼4조달러 감소할 것으로 본다.

사회보장 연금에 부과되는 세금 폐지 등 다른 감면은 세수를 1조6천억달러 줄일 것으로 추산됐다.

택스 파운데이션은 이에 관해 “건전하지 않고 재정적으로 무책임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대신 강력한 경제 성장, 신규 관세 부과, 바이든의 청정에너지 산업 보조금 종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새로운 정부효율위원회 등에서 발생한 수조 달러로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번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10년간 최대 3조8천억달러가 들어오겠지만 이는 사실상 가계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다른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연 소득 40만달러 미만에만 적용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침을 유지할 계획인데, 이는 10년간 지출 계획을 2조달러에서 4조5천억달러로 키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추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