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남가주’… 동시다발 산불 확산에 대기질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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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세 곳에서 동시다발로 대형 산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렌지카운티 트라뷰코 캐년 지역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상공을 가득 메우고 있다. [로이터]

▶ 라인산불 빅베어로 확산
▶트라뷰코도 대피령 확대
▶ OC·인랜드 ‘건강유해 수준’
▶각급 학교들 잇단 휴교령

남가주 하늘이 연기로 가득찼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건조한 공기가 달궈지면서 LA카운티, 오렌지카운티, 샌버나티노카운티 등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본보 10일자 A1면 보도)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건강한 사람도 유해한 수준으로 대기질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오렌지카운티와 인랜드 지역 학교들은 잇단 휴교령을 발령했으며, 보건당국은 노약자들의 야외활동을 금지하고 나섰다.

10일 남가주 대기정화국(SCAQMD)에 따르면 샌버나디노 산악 지역에서 발생한 라인 산불과 아주사 북쪽 엘젤레스 국유림에서 발생한 브릿지 산불, 오렌지카운티 산간 지역인 트라부코 캐년에서 발생한 에어포트 산불 등으로 인해 남가주 대부분의 지역에서 대기질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SCAQMD는 현재 지수가 모든 사람의 건강에 유해하며, 특히 노약자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기질 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 심장 질환자, 임산부, 어린이, 노인, 천식 등 폐 질환을 가진 고 위험군은 실내에 머물며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집의 창문과 문을 닫고, 에어컨을 순환 모드로 변경하며, 물을 많이 마셔 기관지를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휴교령도 이어졌다. 10일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코로나-노르코 통합교육구는 윌슨 초등학교, 테메스칼 밸리 초등학교, 타드 초등학교에 대해 나빠진 대기질을 이유로 휴교령을 내렸다. 앞서 9일에는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유카피아-칼리메사 통합교육구와 림 오브 더 월드 교육구가 모든 캠퍼스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크래프턴 힐스 칼리지와 샌버나디노 밸리 칼리지 등 2개 커뮤니티 칼리지가 수업을 취소했으며, 레드랜즈 대학은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약 50여 개 학교에서는 야외 활동이 중단됐다.

이번 대형 산불들은 확산을 거듭하며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국(CALFIRE)에 따르면 라인 산불은 10일 오후 2시 현재 2만7,974에이커를 태우고 북동쪽 빅베어 밸리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9,200개의 건물이 의무 대피 명령을 받았으며, 6만 5,500개의 건물이 위협을 받고 있지만 진화율은 5%에 그치고 있다. 엘젤레스 국유림에서 발생한 브릿지 산불도 10일 4,177에이커를 태우며 확산되고 있다.

캠프 윌리엄스 리조트 동쪽의 이스트 포크 커뮤니티와 인접한 리버 커뮤니티, 발디 딜리지 등 여러 커뮤니티에 의무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39번 하이웨이와 이스트 포크 로드, 글렌도라 마운틴 로드 등 여러 도로가 폐쇄됐다. 소방당국은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저지선을 형성해 최대한 불길을 막고 있다고 밝혔으나 진화율은 0%로 전무한 수준이다.

오렌지카운티 트라부코 캐년에서 발생한 에어포트 화재도 1만 에이커 가까이 번지며 맹렬한 기세를 떨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소방당국은 산불의 원인이 오렌지카운티 공공사업국 직원들의 실수였다고 밝히며, 지형이 가파르고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트라부코 캐년 지역 로빈슨 랜치와 트라부코 하일랜드 커뮤니티에는 강제 대피령이 발령됐으며 현재까지 파손된 건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0일 오전 11시 46분께 산타클라리타 북쪽 페어몬트 지역 29가 스트릿 웨스트와 웨스트 아쿠아덕트 로드 인근에서 500에이커 규모의 아폴로 산불이 추가로 발생해 5번 프리웨이와 14번 프리웨이 사이 138 하이웨이 양방향이 모두 폐쇄 조치됐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