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최소 2,750명 부상·8명 사망”
▶ 레바논·헤즈볼라 “이스라엘 소행” 지목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선호출기가 동시에 폭발해 수천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사망자도 다수 발생했다. 레바논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1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호출기가 폭발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2,750명이 부상을 입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부상자 중 200명 가량은 생명이 위험한 상태다. 피해는 헤즈볼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모즈타바 아마니 주레바논 이란 대사도 부상을 당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전했다.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레바논 적십자사는 피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50대 이상의 구급차 및 응급 의료 인력 300명 가량을 투입했다. 시민들에게 긴급 헌혈도 요청 중이다.
폭발은 현지시간 오후 3시 45분 첫 발생 후 1시간 가량 지속됐다. 폭발은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했고, 헤즈볼라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특히 집중적으로 일어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스라엘·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호출기 폭발로 헤즈볼라 대원들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악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호출기 폭발 장면이 담긴 영상들이 보도되고 있다. 한 언론이 보도한 폐쇄회로(CC)TV에서는 식료품점 계산대 옆에 있던 호출기가 갑자기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호출기 폭발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복수의 헤즈볼라 관계자는 호출기의 리튬 배터리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폭발이 발생한 호출기는 헤즈볼라가 수 개월 전부터 들여온 기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과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레바논 정보부에 따르면 레바논 정부는 이번 공격을 “이스라엘의 침략”이라고 규정했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시민들에게 호출기를 즉시 폐기하라고 요청했다. 이스라엘은 호출기 폭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