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존슨(Brandon Johnson)시카고 시장이 페드로 마르티네스(Pedro Martinez) 시카고 공립학교 교육감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언론사 ABC7 Chicago가 지난 21일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카고 시장은 19일 마르티네스 교육감에게 더 이상 그를 교육구 수장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브리지포트(Bridgeport)에서 열린 시의회 라틴계 코커스 갈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불참했다. 시카고 유명 정치인들이 참석했던 이 행사는 지난 20일 개최됐다.
마르티네스 교육감은 21일 시카고 공립학교 교직원들에게 서한으로 “나와 나의 리더십 팀은 새학년의 긍정적인 모멘텀을 구축하는 데 100% 집중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사임요청을 거부하고 시카고 교육위원회만이 그를 해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길버트 빌레가스(Gilbert Villegas) 36지구 시의원은 “교육위원회는 교육감이 제시한 예산안을 7대0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며 “해당 위원회는 존슨 시장이 임명했던 위원회”라고 강조했다.
마르티네스 교육감은 로리 라이트풋(Lori Lightfoot)전 시카고 시장이 임명했다. 존슨 시장과의 관계는 그가 신규교사들의 계약금을 지불하기 위한 단기 고금리 대출을 시장이 거부한 후 관계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BC7의 로라 워싱턴 정치평론가는 “많은 사람들은 교육감의 행위가 공정하든 공정하지 않든 교사 노조를 대신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시장과의 권력 투쟁으로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존슨 시장이 마르티네스를 밀어내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두 사람은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20일 두 사람은 별도의 행사에 참석했지만 시장도 마르티네스 교육감퇴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마르티네스 교육감도 레인테크(Lane Tech) 고등학교에서 열린 ABC7 아침방송에도 웃는 모습으로 출연했으며, 사임에 대한 암시도 없었다고 해당 언론사는 전했다.
스테이시 데이비스 게이츠(Stacy Davis-Gates) 시카고 교원노조 회장은 존슨 시장에게 마르티네스의 유임을 촉구했다.
ABC7 Chicago에 따르면, 마르티네스 교육감이 직면한 문제는 신규교사 급여문제와 내년도 예상되는 5억달러의 예산 적자다.
이달 초, 마르티네스는 이를 위해 새로 임명된 교육위원회의 위원들과 논쟁하면서 시의원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들은 마르티네스가 지금 떠날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홉킨스 2지구 시의원은 “현 시장은 후보시절 교육청 예산안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존슨 시장은 지금 심각한 판단오류를 범하고 있다. 마르티네스 교육감은 교육위원회 위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데, 모든 면에서 그는 매우 어려운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의회내에서도 마르티네스 교육감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시카고 시의회 예산위원회 위원장인 제이슨 어빈(Jason Ervin)시의원은 마르티네스가 1억 7500만 달러의 연금을 통과시켰다는 이유로 해임을 지지했다.
어빈 의원은 “시정부, 시의회와 아무런 협의없이 내린 이 결정으로 인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엄청난 재정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시장은 시카고시의 시장이고, 시장은 특정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언급했다.
6지구 윌리엄 홀 시의원은 “우리 아이들이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할 수 있도록 시장은 필요한 조치로 이같은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존슨 시장을 옹호했다.
마르티네스 교육감은 ABC7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4년차를 시작하고 있는데, 올해는 역대 가장 강력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교장 선생님들도 기분이 좋아지고 있고 이에 나는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존슨 시장실에서 지난 20일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우리는 인사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존슨 시장이 학교에 대한 전액 지원, 예술, 운동 및 특수 교육 자원에 대한 접근성, 모든 학교에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를 배치하는 등 공교육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시카고 시민이 지역사회에서 세계적 수준의 공립학교를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400명이 넘는 공립학교장과 교감이 마르티네스 교육감 지지에 서명했다. 스콧 와게스팩 (Waguespack) 전 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15명 이상의 시의원도 서명운동에 함께 했다.
와게스팩 의원은 “그가 추진하려는 모든 계획과 정책에 대해 많은 적대감과 반발이 있었기 때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38지구 닉 스포세이토(Nick Sposato) 시의원은 “그가 잘 해왔다고 생각하고, 교장들도 그를 좋아한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전국적으로 그의 후임을 찾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마르티네스 교육감은 자신의 사임과 관련하여 교육위원회와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티네스가 자진사임하지 않는다면, 위원회에서 그의 사임을 결정하게 된다.
시카고 공립학교 교육청은 지난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마르티네스 교육감과 교육청은 새 학년도의 긍정적인 모멘텀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개발하고 18일 교육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한 교육구의 새로운 5개년 전략 계획을 실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교육청은 그러면서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항상 학교와 학생에게 투자하는 동시에 시스템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는 학교를 폐쇄하거나 통폐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일관되게 지키는 것을 의한다”면서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해 청렴하고 투명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영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