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서 북한 인권간담회
▶ 탈북민들 인권침해 고발
유엔총회 고위급회기를 맞아 각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미국 뉴욕을 찾은 가운데 25일 유엔본부에서 멀지 않은 맨해튼 한 건물에서는 북한에 혈육을 둔 가족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을 고발했다.
탈북민 손명화씨는 이날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북한인권 간담회에서 국군포로로 북한에서 사망한 아버지의 유해를 유언에 따라 한국으로 모셔왔다가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져 고초를 겪고 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가족사를 소개했다.
손씨는 “아버지는 1984년 국군포로로 돌아가셨고, 저는 국군포로의 딸로서 2005년 탈북해 한국에 왔고, 2013년 아버지 유언대로 유해를 한국에 모셔왔다”며 “그 대가로 오빠와 동생, 조카가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왜 북한은 우리 국군포로 가족을 이렇게 산산조각 내야 하는 것이냐”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탈북해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인 김규리씨도 지난해 10월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북송된 동생 철옥 씨를 찾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도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씨는 “북한은 왜 그처럼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 성폭력, 강제 낙태, 정치범 수용소, 처형으로 내몰아야 하나. 왜 많은 가족을 갈라놓고 가슴 아프게 하나”라고 외쳤다.
이날 간담회에는 일본인 납북자 마쓰모토 루미코의 동생 마쓰모토 데루아키, 북한에 구금된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도 참석해 납치·구금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이 그 심각성과 규모 면에서 현대 세계에서 견줄 대상이 없는 수준이다”라며 “북 정권은 자국 국민이 바깥세상을 향해 눈을 뜨는 최악의 악몽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듣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고 가족의 조속한 재결합을 촉구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