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물류대란’ 불가피… 항만노조 오늘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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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국 최대 항만 노조가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을 예고하면서 운송비 상승과 지연 등 물류대란과 함께 인플레이션 악화도 우려된다. [로이터]

▶ 노조원 2만5,000명 참여
▶ 매일 50억달러 경제 손실
▶ 연말 샤핑시즌 전‘비상’
▶ 운송비 급증·물가 악영향

미 동남부 지역 항만 노조가 전면 파업을 예고하면서 물류 대란과 함께 하루 최대 5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미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오늘(1일)부터 동부와 멕시코만 일대 30여개 항만에서 소속 노조원 약 2만5,000명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항만노조는 해운 회사들이 지난 수년간 벌어들인 대규모 이익을 노동자들과 나눠야 한다며 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한다. 또 일자리를 위협하는 항만 자동화에 제한을 두고 싶어 한다.

사측인 미국해양협회(USMX)는 노조가 6월에 회담을 취소한 후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 항만 노조 전면 파업은 1977년 이후 처음이다. 서부 해안에서는 2014∼15년에 9개월간 노사 대치가 벌어졌다.

이번 파업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두고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항만 파업은 식량부터 자동차까지 상품의 흐름을 중단시킬 수 있고, 그 결과 운임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동남부 지역 노조가 파업하지만 해운업계 성격상 미 서부까지 전국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JP모건은 미 경제에 하루 최대 50억달러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주당 45억∼75억달러 손실이 발생하며 국내총생산(GDP)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계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미 경제가 매일 수십억달러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전국의 기업, 근로자,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기업들이 파업에 대비해서 수입을 서두르면서 운임이 올라가고 재고를 쌓아두는 비용이 늘었다.

대형 소매업체들은 크리스마스 샤핑 시즌에 필요한 상품을 일찍 확보해두고 항만 마비에 대비해서 철도 운송 업체들과 계약을 맺었다.

데이터 제공업체 세네타에 따르면 기업들이 파업 전에 상품을 받으려고 경쟁하면서 북유럽에서 미 동부 해안까지 컨테이너(40피트) 운송비가 2,376달러로 8월 말 이후 29% 뛰었다. 컨설팅업체 웨스트 먼로의 공급망전문가 브라이언 파쿨라는 재고 보관까지 포함해서 총 운송 비용이 최대 20% 상승했다고 말랬다.

파업이 짧게 끝나더라도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망이 비교적 순조롭게 운영되더라도 1주간의 문제로 인해 밀린 물량을 소화하는 데 1개월이 걸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세네타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피터 샌드는 아시아에서 서부 해안으로 운송하는 비용은 아직 변동이 없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오센벡은 “파업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 놀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파업이 더 길어지면 코로나19 초기 이후 다시 진열대가 비고 가격이 오르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FT가 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동남부 항구에서 처리되는 물품은 구리, 면화, 주석, 목재 등 원자재와 제조업에 사용되는 기본 금속이다.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 수입시 동남부 항구를 거치는 비중은 32%에 불과하지만 다른 대안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CNN은 일반적으로 소매업체들이 연말용 상품의 70%를 이맘때 들여오는데 올해는 그 비율이 훨씬 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오래 보관할 수 없는 바나나, 체리 등의 과일과 코코아와 설탕 등의 식재료, 유럽산 술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인 탓에 파업이 미칠 정치적 영향을 두고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쟁점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