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헤즈볼라 축출” 지상전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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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레바논 남부 마을에서 엄청난 폭염이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 ‘블루라인’ 집중 포격 후 진격
▶헤즈볼라는 미사일로 반격나서
▶ 이 “장기점령 계획 없다”지만 1982년 침공 땐 1.7만명 사살
▶미 중재 노력 이번에도 실패

이스라엘군(IDF)이 1일 레바논 국경을 넘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지상전을 개시했다고 발표하면서 중동의 화약고가 폭발 직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을 일컫는 ‘블루라인’은 과거에도 양측의 무력 충돌과 포화가 끊이지 않았던 지역으로 전면전을 촉발할 ‘뇌관’으로 지목돼왔다. IDF는 “제한적 지상전”이라며 레바논을 향한 전면 공격과 장기 점령에 대한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구체적인 공격 범위와 기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이 아직 ‘산발적 공습’ 수준이고 이란 개입도 관측되지는 않지만 블루라인을 사이에 둔 긴장감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이라는 평가다.

이날 새벽 1시50분 IDF는 레바논 국경 너머 공격을 허용하는 ‘다음 단계’ 군사작전을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승인하면서 “제한적 지상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는 지상전을 선언한 것은 2006년 이후 18년 만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작전에 앞서 메툴라 등 국경 지역을 군사 제한구역으로 선포하고 민간에 대피 명령을 내린 후 집중 포격을 가하며 지상군을 투입했다. 한밤에 시작된 작전으로 레바논 접경지 곳곳에서는 국지전이 벌어졌고 주민들이 대거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영토로 아직 진입하지 않았고 직접적인 지상 충돌은 없다”면서도 “감히 레바논에 진입한다면 직접 대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의 본부가 위치한 텔아비브 외곽으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한 후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엄포도 놓았다. 하지만 헤즈볼라의 엄포는 이스라엘 공습에 흔들리고 있는 레바논 지지 세력을 진정시키기 위한 시도라는 풀이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지난달 17일 3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낳은 호출기(삐삐) 폭발 테러의 배후로 지목받은 이스라엘은 이후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고 23일 일명 ‘북쪽의 화살’ 작전을 선포하며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공군을 주축으로 레바논 곳곳에 자리 잡은 헤즈볼라 목표물을 타격하는 북쪽의 화살 작전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지상전 개시를 공식 선언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에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포함해 국경을 넘어 레바논 전역을 무인 폭격기(드론)로 공습했다. 레바논 정부는 이날 공습으로만 최소 95명이 사망했고 지난 2주간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1982년의 경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파괴하기 위해 국경을 넘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장기 점령하며 1만7,000명 이상을 사살했다.

국제사회의 외교적 중재가 전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분쟁에 대해 수차례 휴전 교섭을 해왔지만 모조리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