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감소·인기↓…‘헐값’된 중고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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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중고 전기차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젠 개솔린 차량보다 가격이 더 낮다. [로이터]

▶ 지난 1년 동안에만 25% 급락
▶구매 대신 리스 증가 악영향
▶ 개솔린 차량 비해서도 낮아
▶앞으로 더 떨어질 전망 제기

전기차 인기가 예전에 비해 시들해지면서 중고 전기차의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이제는 같은 연식의 중고차 차량과 비교해도 가격이 떨어진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자동차 전문매체 에드먼즈를 인용, 올해 9월 기준 3년된 중고 전기차의 평균 판매 가격이 2만8,400달러로 2023년 초 대비 25% 하락했다고 전했다. WSJ은 “같은 기간 동안 개솔린 중고차들의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지금은 중고 전기차 가격이 더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고 전기차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기차는 이제 가장 큰 중고차 매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년 전만 해도 코로나19발 공급망 위기로 인한 차량 부족으로 인해 일부 중고 전기차 모델의 가격이 새 차와 맞먹거나 더 비싸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다.

특히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제품들의 인기 모델도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테슬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모델 3’과 ‘모델 Y’의 중고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약 25% 하락했다.

중고 전기차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은 업체들의 출혈 경쟁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테슬라는 2023년부터 일부 모델을 최대 3분의 1까지 인하했고 이에 경쟁사들도 할인 경쟁에 나서며 출혈 판매를 하고 있다.

올해 4월에도 테슬라는 주요 모델 가격을 인하했다. ‘모델Y’의 가격은 종전 4만4,990달러에서 4만2,990달러로 2,000달러 인하됐고, ‘모델S’와 ‘모델X’의 기본 가격도 함께 인하했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도 미국 판매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등 전기차 업계에서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지속적인 가격 인하로 ‘모델 Y’의 판매가격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20% 이상 떨어졌다. ‘모델 3’의 판매 가격은 11% 낮아졌다.

테슬라는 수익성을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서 시장 점유율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중고 전기차 가격의 급락이 예산에 신경 쓰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많은 기존 전기차 소유자들은 차량 구입 시 지불한 금액보다 현재 가치가 낮아져 대출 잔액이 차량 가치보다 비슷하거나 높아지는 ‘역전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전기차 리스의 월 평균 결제액은 지난해 950달러에서 8월 582달러로 떨어졌다. 이반 드루리 에드먼즈 인사이트 디렉터는 “2만8,000달러짜리 중고 전기차 대출로 매달 지불하는 금액과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리스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리스 가격 인하는 현재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판매량을 증가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2~3년 후에는 중고 전기차가 시장에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