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당에 들어가고 있는 유대인 남성 아무 말없이 총격
시카고 경찰은 지난 주말 노스 사이드에서 유대인 남성에게 총으로 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에 대해 14건의 범죄혐의외에도 증오 테러범죄혐의를 적용했다. 시디 모하메드 압둘라히라는 이름의 22세 남성은 지난 26일 아침 회당으로 걸어가던 유대인 남성을 쏜 혐의로 1급 살인 미수, 가중폭행, 경찰관 살인미수 등 이미 14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압둘라히가 아무 말도 없이 그를 쐈다고 밝혔다. 약 30분 후 압둘라히가 5명의 응급 구조대원에게 총격을 가하면서 사건은 확대됐다. 경찰이 반격에 나서 압둘라히를 향해 여러 차례 총을 쐈다.
압둘라히는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시카고 경찰 래리 스넬링 경감은 압둘라히가 부상 때문에 추가 기소가 늦어져 그를 면담할 수 없었지만 이번 총격사건이 증오범죄라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범인의 총격은 의도적, 계획적으로 유대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증거를 그의 휴대폰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스넬링 경감은 “우리는 믿음만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며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 보아 범인은 유대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브랜든 존슨 시장은 킴 폭스 쿡 카운티 검사장과 함께한 연설에서 “시카고에는 반유대주의가 들어설 자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건해결에 도움을 준 데브라 실버스타인 시의원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폭스 검사장은 “테러 혐의를 적용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공포와 증오를 통해 우리 커뮤니티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장은 이 추가기소가 대중의 압력이나 언론의 관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사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미국 유대인 위원회의 사라 반 룬은 “우리 커뮤니티가 특히 표적이 된 이 사건은 우리가 함께 모여 서로를 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2023년 FBI 데이터에 따르면 유대인은 미국 인구의 약 2%에 불과하지만 반유대주의 사건은 미국 전체 증오 범죄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미 증오범죄방지협회(ADL)는 지난해 시카고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전년도에 비해 300% 가까이 증가했으며, 유대인 가족들이 느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유대인 단체들은 토요일 총격 사건 이후 시카고 경찰청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로서는 지역사회에 다른 위협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피해자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용의자 압둘라히 공판일은 오는 7일이다. 미국 유대인 위원회는 추가기소가 발표된 후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토요일 이후 시카고 유대인 커뮤니티는 우리의 구성원이 표적이 된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철저한 수사를 계속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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