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한 흉선종 환자 14년간 38%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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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선종 다빈치 SP 단일공 로봇수술

▶ 통증․증상 없는 흉선종, 건강검진 시 흉부CT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 많아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다빈치 단일공(SP) 로봇수술로 통증․후유증 없는 흉선종 제거

김민정(여․56, 가명)씨는 지난 6월 건강검진에서 촬영한 흉부CT 결과를 받고 매우 놀랐다. 그녀의 흉선에서 종양이 발견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서둘러 대학병원 진료를 본 김 씨는 의사로부터 “양성종양 가능성도 있지만, 수술로 종양을 제거해서 검사해야 악성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암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에 걱정이 컸지만 비교적 조기에 발견해 치료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흉선(가슴샘)은 가슴 중앙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으로 면역세포의 생성과 성숙에 관여한다. 출생 당시에는 면역계통이 빠르게 성숙하기 때문에 매우 크지만, 사춘기가 지나면 기능과 크기가 퇴화해 흔적기관으로 남는다.

흉선에 생기는 가장 흔한 종양인 흉선종은 경계성 종양으로 분류된다. 암과 같이 크기가 커지고 전이를 하는 특성이 있으며, 절제 후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이 가능하다. 흉선은 사춘기 이후에는 우리 몸에서 기능하지 않는 장기이므로 흉선종으로 인해 흉선을 제거해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흉선 주변에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기 때문에 흉선종이 생겨도 통증과 같은 증상이 잘 생기지 않는다. 때문에 건강검진 시 흉부CT 검사에서 우연히 흉선종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흉부 건강검진이 증가하면서 흉선종을 진단받는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흉선종(D15, D38, C37) 통계를 보면, 흉선종 환자수는 2010년 1만6394명에서 2023년 2만2644명으로 최근 14년간 38%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60대 30%, 50대 22%, 70대 18% 순으로 가장 많았고, 50~7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최근 흉선종 수술에는 가슴을 열고 하는 개흉술보다 흉강경과 로봇수술을 통한 최소 절개 수술이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정중앙의 명치 아래 부위를 통해 접근하는 단일공 로봇수술은 갈비뼈 사이(늑간)에 구멍을 내는 기존 수술법과 비교해 수술 예후가 좋고, 회복이 빠르며, 후유증이 덜하다.

늑간에는 척수로부터 갈라져 나온 늑간 신경이 위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늑간에 절개 부위를 만드는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법은 비록 작은 구멍이지만 수술 중 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크고, 수술 후 호흡할 때마다 통증과 불편감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흉선이 몸 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늑간을 통해 수술기구가 접근하게 되면 반대쪽 수술부위의 시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종양을 완벽히 제거하지 못하는 불완전 절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양쪽 늑간에 절개창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희성 교수는 2022년 도입한 최신 단일공 로봇수술기인 다빈치SP(Single Port)를 이용해 흉선종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단일공 수술에 최적화된 다빈치SP는 3개의 수술기구와 1개의 고화질 카메라가 달린 체내 삽입관이 한 개의 절개부위로 들어간 뒤 수술 부위에서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 수술을 한다. 수술기구 간의 충돌이 없고 다양한 각도에서 더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주요 신경과 혈관 등의 보존에 유리하다.

흉강경수술로는 늑간 외에는 흉선까지 접근이 어려웠다. 그러나 관절의 움직임이 자유롭고 기구간 충돌 가능성이 없는 다빈치SP를 이용하면 명치로부터 2cm 아래 부위에 3cm 크기의 절개창을 만든 뒤 흉선을 정중앙에서 바라보며 접근이 가능하다. 로봇수술의 10~15배 확대된 3차원의 입체 영상을 보며 손 떨림 없이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장기나 구조물들의 손상을 최소화하며 단일공 수술로도 정교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또 근육을 절개하는 것이 아니므로 수술 후 통증이나 후유증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회복기간이 짧다.

이희성 교수는 “흉선종은 희소한 경계성 종양으로 알려졌지만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라며 “흉선 주변은 심장이나 폐 등 주요 장기가 위치하고 있어 수술이 어려운 부위지만 최근 의료기술과 술기의 발전으로 단일공 로봇수술을 통해 최소 절개로 제거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장익경 특파원 / 서울 시카고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