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 허리띠 졸라맨다…직원수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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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전년비 5.4% 감소
▶ 10개 은행 풀타임 3,402명
▶ 호프 1,247명·한미 607명
▶ 4분기에 더 줄어들 전망

한인은행들이 인력 운용에서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있다.

지난 7분기 연속 전년 대비 순익 감소 등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비 절감을 위해 가장 큰 비용 중 하나인 인력 채용을 동결하거나 줄이고 있다. 한인은행들이 영업망 확장과 실적 호조로 인해 전통적으로 늘려왔던 채용을 동결한 것은 고금리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 속에 비상 경영에 돌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 은행, 오픈뱅크, CBB 은행, US 메트로 은행 등 남가주에 본점을 둔 6개 한인은행의 올해 3분기 순익은 6,063만달러로 전년 동기 6,880만달러 대비 11.9% 감소했다. 또한 올해 1~3분기 누적 순익은 1억7,679만달러로 전년 동기 2억4,218만달러 대비 27.0%, 더 큰 폭으로 줄었다.

11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들의 올해 3분기 기준 풀타임 직원 수는 3,402명으로 전년 동기인 2023년 3분기의 3,595명에 비해 5.4%(193명) 감소했다. <도표 참조>

한인 은행권은 이같은 채용 동결·감축 트렌드가 지속되면 올해 4분기 직원 수는 3분기 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CBB 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말로 직원 10여명을 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별로 살펴보면 자산규모 1, 2위인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PCB 은행, 오픈뱅크, 퍼스트 IC 은행, 유니뱅크 등 6개 은행이 올 3분기 직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뱅크오브호프는 2023년 3분기 1,460명에서 2024년 3분기에는 1,247명으로 14.6%(213명) 감소하며 한인 은행권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우리 아메리카, CBB 은행, 신한 아메리카, US 메트로 은행 등 4개 은행은 올 3분기 직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대형 한인은행들이 직원 수를 줄인 반면 중·소형 은행들은 직원 수를 증원했다. 이는 대형 한인은행들이 중복되는 전국 지점망을 통합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 한인은행들의 경우 여전히 전국적으로 영업망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은행들이 영업망 확장과 실적 호조로 전통적으로 늘려왔던 채용을 동결한 것은 고금리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 속에 비상 경영에 돌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해고를 하는 것보다는 자발적으로 그만 둔 직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확대, 지점 방문 고객 감소, 전산화 가속화 등으로 인력 운영에 탄력성이 생긴 것도 직원 감소의 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 관계자는 “한인은행들은 주류 은행들처럼 인력을 대거 정리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다른 비용 절감 방안을 먼저 추진하겠지만 필요하다면 인력 조정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직원 감소에서 불구하고 전체 인력이 3,000명 선인 한인 은행권이 단일 업종으로는 여전히 한인 최대 고용주 중 하나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