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책사 그레넬, 우크라 휴전임무 특사 맡나…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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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주재 미국 대사가 2024년 7월 14일 공화당 전국대회를 앞두고 무대에 서 있는 모습. [로이터]

▶ 그레넬, 트럼프 1기 때 정보수장 대행·주독 대사 역임
▶ 바이든 정부 우크라 지원 강력 비판… “새 전쟁 일으키는 느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특사’ 자리를 신설해 외교·안보 분야 책사 리처드 그레넬(58)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특사직 신설 여부나 인선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이런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낼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 구상은 밝히지 않았다.

만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담당 특사로 그레넬이 임명된다면 양측의 휴전협상을 중재하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레넬이 그간 밝혀 온 입장은 우크라이나 측이 상당히 불편해 할만한 구석이 많다.

그는 지난 7월 블룸버그 주최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땅을 ‘자치 구역’으로 만드는 등의 방안을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장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도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레넬은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사용을 허용키로 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권 이양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상상도 못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마치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20일에는 “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안쪽에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승인해놓고 나서는 키이우의 미국 대사관을 철수시켰다”며 “분노가 치민다. 바이든은 전화기를 들어 푸틴에게 얘기도 못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취재 내용에 관해 트럼프 인수위 측은 인선에 관한 당선인의 결정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결정이 내려질 때 공지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레넬은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으로 미국 정부의 정보업무 총괄 수장 역할을 했다.

그는 또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주독일 대사,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는 세르비아-코소보 평화협상 담당 대통령 특사를 각각 지냈다.

그레넬은 한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무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결국 그 자리에는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이 지명됐다.

이에 대해 그레넬과 친한 인사들은 의외라며 실망감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