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휘관 “조직원·무기 남부서 뺄 것”…레바논 정부군은 남부로
▶ 산발적 충돌에 서로 “합의 위반” 주장…이, 남부 60여곳 이동금지령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임시 휴전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합의대로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이스라엘과의 합의 이행을 위한 것으로, 헤즈볼라는 물러나는 대신 레바논 정부군은 남부에 병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레바논 남부 최대 도시 나바티에발 기사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북쪽으로 철수하며 이곳을 지나쳤다고 보도했다.
WSJ은 나바티에 바로 외곽에서 로켓 발사대를 실은 트럭이 국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레바논군 불도저를 실은 트럭들과 장갑차가 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의 철수는 이번 휴전 합의의 핵심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이북으로 물러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남부엔 레바논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주둔하기로 했다.
레바논군은 전날 남부 리타니 지역에 병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며, 병력 이동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그동안 전선에서 싸웠다는 헤즈볼라 지휘관은 레바논 남부에서 중화기와 대원들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지휘관은 다만 본래 거주지가 남부인 대원들은 경화기만 소지한 채 그곳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 마을 출신이 아닌 사람들은 물러나야 하지만, 그 마을 출신인 사람들은 항상 머물 것”이라며 60일간의 휴전 기간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티에에서 만난 한 헤즈볼라 대원들은 지난 9월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에 진군한 후 전투가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본부의 지원 없이 수 주 동안 전선에 있었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내부 통신이 마비된 후에는 지휘관과의 연락이 끊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헤즈볼라 대원은 샤워한 지 석 달이 지났다며 “집에 가서 샤워하겠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를 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환전상 아흐메드 사바그는 “전쟁 당사자들이 뭔가를 얻었다고 느끼고 있는 까닭에 휴전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이게 더 나은 뭔가를 위한 탄생의 고통이길 바란다”고 했다.
나지바 므루에는 헤즈볼라 지지자는 아니지만 군사력으로서 그들의 역할은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 편에 섰던 유일한 사람들이었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와 레바논군의 병력 이동에도 이스라엘과의 충돌은 때때로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의 중거리 로켓 보관 시설을 공습했고, 이와 별개로 산발적인 공격으로 레바논 민간인 2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레바논군은 이스라엘이 여전히 공격을 가하고 공중 감시도 계속하고 있다며 휴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측이 협정을 위반하는 의심스러운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남부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이동 제한 조치도 계속됐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9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레바논 주민들에게 남부 60여개 마을에 돌아가지 말라며, 지정된 선 남쪽으로 가는 사람은 누구든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