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차세대 전투기를 조종사가 필요 없는 무인기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공군이 올해 말로 예정됐던 차세대 공중우세(NGAD) 전투기 사업자 선정을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F-22 스텔스 전투기의 후속 기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유인 전투기 개발을 계속할지, 무인전투기로 전환할지를 놓고 논의가 이어질 것을 예고한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드론의 시대에 유인 전투기는 쓸모없다”며 무인기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사용 가능한 드론이 조종사 운용 비용 없이도 기존 전투기가 할 수 있는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 이후,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을 포함한 트럼프 진영의 인사들도 드론 전환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과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을 활용한 드론 통신 기술 등을 통해 관련 사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또한 자율 드론을 개발하는 앤듀릴 등 방산 스타트업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머스크가 정부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미 공군은 무인기로의 완전한 전환에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F-35 전투기와 같은 유인 전투기는 여전히 군사 작전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더그 위커트 공군 준장은 “로봇 전쟁에 완전히 의존할 수 있는 시대는 아직 한 세기 이상 남았다”고 말했다.
유인 전투기는 고비용 문제로 비판받고 있지만, 이미 구축된 국제 협력 관계와 경제적 이익 때문에 기존 프로그램을 취소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머스크와 드론 스타트업들은 공군의 새로운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를 주요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무인전투기 도입 여부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F-35의 고비용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그 성능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의 드론 정책이 머스크와 스타트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군과 방위산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승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