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 맡아
▶한동훈, 당대표 사퇴
한국시간으로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오후 4시 본회의장에서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즉, 재적 의원 3분의 2이상이 탄핵안에 찬성한 것이다.
국회 탄핵안 가결로 윤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됐고 헌법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미국의 ABC는 이 사실을 속보로 전하면서 한국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세 번째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탄핵안 가결 직후 탄핵소추의결서의 정본과 사본은 각각 헌법재판소와 대통령실로 보내졌다. 윤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를 향한 질책, 격려와 성원을 모두 마음에 품고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의결서를 전달받은 이날 오후 7시 24분부터 직무가 정지됐다. 이제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군통수권, 외교권, 법률안 재의요구권 등 대통령 권한을 승계하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따라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한덕수 국무총리는 같은 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서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대내외적 여건은 매우 어렵다”며 “정부는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국민 여러분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굳건한 안보 태세를 확립하고, 대외 신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며 “한미, 한미일, 그리고 우리의 우방과 신뢰를 유지하는 데 전 내각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6일 한덕수 권한대행은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16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한 권한대행은 “우리 정부는 외교·안보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동맹 또한 흔들림 없이 계속 유지·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미 양국이 직면하고 있는 북핵 위협과 러시아·북한 협력이 계속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그 어느 때보다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평가하고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여전히 변함없으며,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 발전·강화를 위해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지난 14일 요르단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탄핵소추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한국 국민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것”이라며 “철통같은 한미동맹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민주당은 지난 15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과 관련하여 “너무 많은 탄핵을 하면 국정에 혼선이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절차는 밟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탄핵이 가결된 날 국민의힘 최고위원 5명이 탄핵소추안 가결 책임을 지고 줄사퇴했다. 총 9명의 최고위원 중 4명 이상 사퇴하면 지도부가 해체되는데, 한동훈 당대표는 이 날 당대표직을 수행할 것으로 밝혔으나,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결국 당대표 사퇴를 선언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