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지난 17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자금 조달에 관여한 중국 국적자 2명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사 에포크 타임스(Epoch Times)가 재무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중국인 루화잉과 장지안은 해당 거주국에서 암호화폐 환전 서비스 등을 통해 자금 세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재 대상에 오른 개인이나 업체가 미국에서 소유하고 있는 모든 재산과 이익은 차단되며, 이들과의 모든 거래는 금지된다.
이들 중국인들은 북한 정권을 위한 자금 세탁으로 이미 미국의 제재를 받은 심현섭의 일을 돕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브래들리 스미스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이 디지털 자산을 악용하는 등 복잡한 범죄수법을 통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가운데 재무부는 북한 정권에 자금이 유입되는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는 아랍에미리트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 정권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인을 파병하는 대가로 러시아의 협력을 받아 힘을 키우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에포크 타임스는 전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사기성 컴퓨터 작업, 디지털 자산 절도, 돈세탁 등 불법적인 수법을 통해 국제적으로 군사력 증강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은행 계좌를 운영하여 불법 자금을 북한으로 송금한 심현섭이 그 사례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재무부는 중국인 루화잉이 지난 2022년부터 북한 정권을 위해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교환해 수백만 달러를 세탁했다고 전했다. 장지안은 2022년 말과 2023년 초 법정화폐 교환과 전달책으로 활동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출연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에 따르면, 심현섭은 두바이에 주재한 ‘조선광선은행’의 직원으로 2017년부터 환전소를 이용해 북한에 송금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2018년부터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미 FBI는 지난 2022년 그에게 현상금까지 걸어 체포하려고 했다.
조선광선은행은 핵 미사일을 비롯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2009년에는 미 재무부, 2013년에는 중국의 제재를 받았다. 그리고 2016년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심영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224.283.8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