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대형 보험사들, LA 산불발생 몇 달 전 이미 보험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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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bc 7 news>

▶보험사들 산불증가와 주정부 규제 이유로 꼽아

캘리포니아 보험사 스테이트팜(State Farm)이 이미 지난 여름부터 현재 산불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 지역 수백 명의 주택 소유자의 보험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해당 주택 소유자들은 피해복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이트팜은 위험지역에서 산불의 빈도와 심각성이 증가함에 따라 재정적 손실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 소식을 전한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여러 민간 보험사들은 캘리포니아 전역의 위험지역에 대한 보험혜택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주에서 페어(FAIR)플랜이 최후의 보험사 역할을 하게됐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보험 가입자가 두 배 이상 증가하여 총 452,000명에 달하고 있다.

보험혜택을 줄이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산불위험의 증가와 주정부의 규제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증가하는 위험에 걸맞은 수준으로 보험료를 인상할 수 없었던 보험사들은 보장범위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주택 소유주들이 보험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보험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캘리포니아주의 보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ABC7의 보도에 따르면 스테이트팜은 2024년 4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택과 아파트에 대한 총 72,000건의 보험을 취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그 중 30,000건이 주택 보험이었다. 회사의 이 결정으로 인해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있는 약 1,600채의 보험 가입 주택이 보험 혜택을 잃게 됐다. CBS 뉴스에 따르면 산타크루즈 산맥에 위치한 우편번호 95033의 경우 65% 이상의 보험이 지난 여름에 종료됐고, 산타로사 인근의 95409에서는 거의 48%가 취소됐다.

데니스 하딘 스테이트팜 사장 겸 CEO는 지난해 3월 리카르도 라라 주 보험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주내 위험지역에 대한 보장범위를 축소하기로 한 것은 망설여지는 결정이었지만 회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하딘 사장은 그러면서 “요금 인상만으로는 우리들의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보험사들의 이같은 조치를 규제하기 위해 보험회사가 위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보험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지난달 통과시켰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주에서 보험 수요가 높은 지역의 85%이상에 해당하는 위험 지역에 보험을 제공해야 한다. 라라 청장은 지난달 성명에서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보험 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규정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비자 감시단체는 이번 정책 변경으로 인해 보험료가 40%에서 50%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3개월 동안 스테이트팜, 파머스(Farmers), 올스테이트(Allstate) 등 주요 전국 보험사들이 주정부로부터 25%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승인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규정에는 보험사들이 화재 취약 지역 주민들을 여전히 피할 수 있게 하는 너무 많은 장치가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 감시 단체 카르멘 밸버(Carmen Balber) 대표는 “보험청장이 보험업계가 원하는 것을 허용했다”며, “이 규정에는 허점이 너무 많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주택 소유자들의 보장 범위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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