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미 역사에 여러 기록을 남기게 된다.
20세기 이후엔 한 차례도 없었던 ‘징검다리’ 재집권을 비롯해 역대 최고령 취임, 형사 사건 중범죄 기록을 가진 대통령 등이다.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TV 리얼리티쇼 진행자를 거쳐 정치계에 진출, 그간 역대 어느 대통령과도 다른 길을 걸어온 그는 이번에 극적으로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미국 역사를 다시 새롭게 쓰게 됐다.
◇ 1893년 이후 132년 만에 징검다리 집권
미국 역사에서 트럼프처럼 한번 대통령을 지냈다가 연임에 실패하고 다시 도전해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20세기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이전까지 미국 역사를 통틀어 단 한 차례 있었던 사례는 1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2년 당시 현직이었던 벤저민 해리슨(23대, 공화)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인 그로버 클리블랜드(22대, 민주)가 대선에 출마해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었고, 클리블랜드가 승리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좌절시키고 1893년 24대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했다.
그 이후로 이런 징검다리 재집권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역대 두 번째 기록을 남기게 된 셈이다.
미국은 4년 임기가 아닌 인물을 기준으로 몇 대(代) 대통령인지 순서를 부여하고 있어 트럼프는 이전의 45대(2017∼2021년) 대통령에 이어 이번 임기를 시작하며 47대 대통령이 된다.
◇ 바이든과 같은 78세에 취임…생일 더 일러 ‘최고령’ 타이틀
이번 47대 대통령 취임일에 트럼프의 나이는 78세 7개월이다.
이는 지난 2021년 바이든이 46대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의 나이와 같다.
하지만 생일로 따지면 바이든이 11월 20일생, 트럼프가 6월 14일생이어서 대통령 취임 당시 나이는 트럼프가 약 5개월 더 고령이다.
이로써 트럼프는 이전에 바이든이 세운 역대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미국의 데이터 제공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의 첫 취임 당시 평균 연령은 약 57세다. 이는 현직 대통령이 연임할 경우 다시 취임할 때의 나이는 제외한 것으로, 트럼프가 이번 징검다리 집권으로 연임이 아닌 새로 취임하는 경우에 포함되면서 평균치를 소폭 높였다.
트럼프가 2017년 45대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의 나이는 70세였는데, 연임에 실패하고 8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나이도 많아지게 됐다.
80세를 몇 년 남겨두지 않은 고령이지만,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 기간에 고령에 따른 인지력 저하 논란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공개석상에서 나라 이름이나 영화 제목 등을 잘못 말하거나 과거에 있었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등 실수가 있었지만, 자신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등에서 수시로 골프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건강을 과시했다.
트럼프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콜라를 좋아해 과거 재임 당시 백악관 집무실에 ‘콜라 버튼'(콜라를 가져오라고 호출하는 빨간 버튼)을 설치한 일화로 유명하다.
<연합뉴스>